아버지 그리며… ‘양손 장갑 골퍼’ PGA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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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출신 아버지와 케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잉글랜드 골퍼 에런 라이(31)의 별명은 '미스터 양손 장갑(Mr. Two Gloves)'이다. 라이는 "나는 노동자 계급 가정에서 자랐고, 내 고향 울버햄프턴은 겨울에 아주 추웠다. 겨울철 연습할 때 손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양손에 장갑을 낀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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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아이언 사주고 매일 닦아
“잊지 않으려 지금도 커버 씌워 관리”
람-매킬로이 모두 따돌리고 우승컵… 잉글랜드 선수로 107년만에 정상

프로 골퍼로는 이례적으로 양손에 장갑을 끼는 라이가 18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인간 승리’ 드라마를 썼다.

라이는 아이언 헤드에 커버를 씌우는 골퍼로도 유명하다. 사회복지사로 일했던 라이의 아버지는 골프를 시작한 어린 아들에게 1000파운드(당시 약 195만 원)짜리 ‘타이틀리스트 클럽’을 선물하고는 밤마다 베이비 오일로 헤드를 닦고 커버를 씌우며 애지중지했다. 라이는 “내가 가진 것의 가치와 내 출신을 잊지 않기 위해 지금도 아이언 커버를 씌운다”고 했다.
이날 우승으로 라이는 부와 명예를 모두 얻었다. 라이는 첫 대회인 1916년과 2회 대회인 1919년에 우승한 짐 반스(1886∼1966) 이후 107년 만에 PGA챔피언십 우승자에게 주는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들어 올린 잉글랜드 선수가 됐다. 우승 상금 369만 달러(약 55억2000만 원)를 받으며 세계랭킹도 15위로 뛰어올랐다.
평소 검소하고 성실한 태도로 동료들 사이에서 ‘미스터 나이스 가이(Mr. Nice Guy)’로 불리는 라이는 우승 파티도 조촐하게 한다. 아내 비슈노이는 “아마 치폴레(미국의 캐주얼 멕시칸 음식점)에 갈 것 같다”고 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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