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팀 함께 응원?" 남북 여자축구 공동응원 논란 거세졌다…D-1 내고향축구단, 수원서 마지막 실전 점검

조용운 기자 2026. 5. 19.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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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에서 수원FC 위민을 상대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가운데 자주통일평화연대 등 단체 회원들이 축구단을 환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한국 땅을 밟은 지 사흘째를 맞으며 본격적인 실전 모드에 돌입했다.

2025-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전을 하루 앞둔 19일 일정도 숨 가쁘게 이어진다. 오전 11시 45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내고향축구단 공식 기자회견이 열린다. 이어 낮 12시 15분에는 수원FC 위민이 차례로 취재진 앞에 선다.

오후에는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마지막 공식 훈련을 진행한다. AFC 규정에 따라 양 팀 훈련은 초반 15분만 공개된다. 양 팀 모두 결전을 앞두고 전술 점검과 컨디션 조율에 집중할 전망이다.

내고향축구단의 방남은 2018년 국제탁구연맹 대회 이후 8년 만의 북한 선수단 방한이다. 여자 축구 기준으로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이다. 성인 여자 스포츠 구단이 공식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건 사실상 처음이라 입국 순간부터 큰 관심이 쏠렸다.

선수와 임원을 포함한 35명의 내고향축구단은 중국 베이징을 거쳐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공항에는 북한 선수단을 직접 보기 위한 시민들과 취재진이 몰리며 북새통이 벌어졌다.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환영 현수막과 함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다만 선수단은 긴장한 표정 속에 별다른 반응 없이 경찰 호위를 받으며 곧바로 이동했다. 숙소인 수원시 팔달구 노보텔 앰배서더 도착 이후에도 외부 접촉은 철저히 차단됐다. 이후 야외 훈련장에서 이틀 연속 비공개 훈련만 소화하며 조직력 점검과 실전 감각 끌어올리기에 집중했다.

▲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수원FC 위민을 상대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 코치진 등 관계자들이 1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로 입국해 버스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가운데 장외에서는 공동응원을 둘러싼 논쟁도 거세지고 있다. 민간단체 중심 공동응원단은 이번 경기를 남북 화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욱식 공동응원단장은 "스포츠를 정치로부터 자유롭게 하려면 역설적으로 정치적 관계가 먼저 나아져야 한다"며 "치열한 승부 속에서도 우의를 나누는 것이 스포츠 정신"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역시 민간단체들에 남북협력기금 3억 원 지원을 결정하며 교류 확대에 힘을 보탰다. 공동응원단 측은 정치 구호 없이 선수 이름과 클럽 이름만 연호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축구 팬들의 시선은 차갑다. 이번 맞대결은 친선 이벤트가 아닌 AWCL 결승 진출권이 걸린 공식 토너먼트다. 승리 팀은 오는 23일 멜버른 시티(호주)-도쿄 베르디 벨레자(일본) 승자와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5억 원)를 놓고 결승전을 치른다. 패한 팀은 그대로 탈락한다. 특히 수원FC 위민 입장에서는 조별리그 0-3 패배를 반드시 설욕해야 하는 무대다.

철저한 소속감과 연고 의식을 기반으로 하는 축구 커뮤니티에서는 "공식 대회에서 상대 팀까지 함께 응원하라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수원FC 서포터스 '포트리스' 역시 공동응원 추진 과정에 대해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수원FC 위민은 정치적 상징이 아닌 독립된 프로 구단"이라며 홈팀 응원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토너먼트에 출전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7일 경기도 수원시 한 호텔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AFC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치적 논란 확산을 경계한 AFC는 대한축구협회에 정치적 메시지와 해석을 최대한 차단하라는 취지의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경기 당일에는 AFC 측으로부터 허가받지 않은 일부 비체육 분야 취재진과 관계 부처 인사들까지 현장을 찾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현장 운영을 둘러싼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수원FC 위민은 홈 이점을 누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숙소를 내고향축구단에 양보하며 다소 조연 같은 분위기 속에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반대로 내고향축구단은 예상 밖 환대 속에서 철저히 숨을 죽인 채 마지막 전술 점검에 몰두하고 있다. 경기 하루 전 수원은 묘한 긴장감으로 들끓고 있다.

▲ 한국 여자축구의 상징 지소연이 수원FC 위민 소속으로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과 아시아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 임한다. ⓒ 한국여자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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