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AI 열풍… 현대오토에버·삼성SDS 시총 싸움

박순찬 기자 2026. 5. 19.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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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받는 그룹 IT 계열사
현대오토에버와 삼성SDS는 최근 로봇, AI(인공지능) 등 모그룹 핵심 사업의 IT 역량을 책임질 것이란 기대감으로 주가가 치솟으며 치열한 시총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위 사진은 현대오토에버가 지난해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5)'에 마련한 부스, 아래 사진은 삼성SDS의 '2026 월드IT쇼' 전시. /현대오토에버·삼성SDS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가 지난 8일 시가총액 순위에서 ‘IT 서비스의 대장주’ 삼성SDS를 꺾고 업계 1위로 올라서는 이변이 벌어졌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사흘 전 공개한 로봇 아틀라스의 ‘물구나무 영상’에 투심이 열광한 덕분이다. 앞으로 로봇 공장이 확산되면 현대오토에버가 현대차그룹의 로봇 SW(소프트웨어) 핵심 계열사로 부상할 것이란 기대감이 상한가로 이어진 것이다.

18일 종가 기준 현대오토에버 시총(유통주식 수 기준)은 16조3441억원으로, 삼성SDS(13조9694억원)와 격차가 2조3700억원에 달한다. 1년 전만 해도 삼성SDS의 시총은 약 10조2000억원으로, 현대오토에버(당시 3조6000억원)의 약 세 배였다. 로봇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투영된 주가가 무섭게 질주한 것이다.

삼성SDS도 올 초 17만원대였던 주가가 지난 15일 장중 21만원을 돌파하는 등 기세가 무섭다. ‘삼성그룹을 포함한 글로벌 AI 전환(AX)을 주도할 것’이라는 청사진에 투자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로봇과 AI에 대한 미래 베팅이 IT 계열사를 통해 가시화하면서, 오랫동안 ‘각 그룹의 을(乙)’로 불리던 기업들이 시장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주목받는 ‘그룹의 乙’

삼성SDS와 현대오토에버, LG CNS, SK AX 같은 IT 계열사는 SI(System Integration·시스템 통합) 기업으로 불렸다. 각 그룹이 일하는 데 필요한 IT 시스템을 설계, 구축, 관리하는 역할이다. 그룹 계열사 일감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낸다는 인식 탓에 호실적을 내도 ‘갑(甲) 고객사’ 눈치를 보며 쉬쉬했다. 주가도 지지부진했다.

AI와 로봇 열풍이 이를 바꿔놨다. 단순 그룹사 지원이 아닌, 차세대 시장 개척의 핵심 계열사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삼성SDS는 2031년까지 총 10조원을 쏟아붓는 공격적 투자로 글로벌 AX(AI 전환)를 선도하겠다고 선언했다. 작년 말 챗GPT의 오픈AI와 국내 기업 최초로 ‘리셀러(재판매)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11일에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 사업의 민간 사업자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JP모건 출신의 M&A 전문가를 임원으로 영입하고, 글로벌 사모펀드 KKR에서 1조200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전환사채(CB·일정 조건 시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 발행을 통해 KKR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고 6년간 M&A, 글로벌 사업 발굴 등에 대한 장기 자문을 받기로 한 것이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전략적 투자와 인수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했다.

현대오토에버와 삼성SDS는 총수 지분이 높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오토에버 지분 7.33%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SDS 지분의 9.2%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최근 1년 새 두 기업 주가가 각각 344%, 36% 뛰면서 총수들의 지분 가치는 급증했다.

◇LG, SK그룹도 AX에 사활

AI에 사활을 걸고 있는 LG그룹 계열사 LG CNS도 지난해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서부터 피지컬 AI(로봇)로 이어지는 AX의 모든 단계를 지원할 수 있는 사업자로서 지위를 다지고 있다. LG CNS의 시가총액은 최근 1년 새 5조2000억원에서 7조8000억원 수준으로 50% 뛰었다.

비상장 기업이 SK AX는 지난해 SK C&C였던 사명을 ‘AX’로 바꾸며 글로벌 톱10 AX 기업이 되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내놨다. SK텔레콤과 함께 ‘AIX 사업부’를 공동 출범해 그룹 계열사의 AX를 우선적으로 달성한 뒤 외부 시장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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