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인텔 주식 매수한 트럼프 "보호관세 적용했다면 TSMC 없었을 것"
추가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도 인정…"전쟁 끝나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거 미국 정부가 인텔을 보호할 수 있는 관세를 부과했다면 반도체 사업을 장악해 대만 TSMC가 존재하지 않게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윤리청(OGE)이 최근 공개한 증권거래 기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분기에만 인텔 주식을 최소 9만8,000달러(약 1억4,700만 원) 규모로 사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공개된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중국에서 칩을 들여오기 시작할 때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인텔을 보호할 수 있는 관세를 부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텔은 지금쯤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이 됐어야 한다"며 "그랬다면 인텔이 (TSMC의) 사업을 모두 가져갔을 것이고 대만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텔이 지난해 미국 정부에 지분 10%를 양도하게 된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인텔은 지난해 경영난을 겪으면서 지분 10%를 미국 정부에 넘기는 대가로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지급받았다. 당시 규모는 약 89억 달러(당시 약 13조2,400억 원)였으며, 해당 거래로 미국 정부는 인텔의 최대주주가 됐다.
트럼프, 지난 1분기 인텔 보통주 사들여…작년엔 회사채 매입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인텔을 사들였다는 점이다. 본보가 미 OGE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29일 인텔이 표면금리 3.75%, 만기 2027년 8월 5일로 발행한 회사채를 100만~500만 달러(약 15억~74억8,000만 원) 구간에서 사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행정부로 인텔의 주식 10%가 양도될 것이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밝힌 지 일주일 만의 일이었다. 지난 3월에는 여섯 차례에 걸쳐 인텔 보통주를 최소 9만8,000달러(약 1억4,700만 원)에서 최대 28만 달러(약 4억 원) 규모로 매수했다. 미국 행정부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도 인텔 주가 부양과 수익 창출에 이해관계가 얽힌 정황이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춘에 정부가 보유한 인텔 지분 가치가 8개월 만에 5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했다며 "내가 공로를 인정받고 있나? 내가 이런 일을 했다는 것을 누가 알기나 하느냐"고 강조했다.
관세협상국에 보잉 구매 압박한 트럼프…지난해 회사채 최대 585만 달러 매수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협상을 할 때마다 상대국에 보잉사의 항공기를 구매하도록 압박한 것에 대해 "보잉이 자체적으로 고용한 최고의 세일즈맨이 판매한 항공기 수를 크게 넘어섰다"고 과시했다. 그는 보잉의 이른바 '딜러' 역할을 자처하는 동기에 대해 "미국 기업을 돕고 싶다"며 "기업들이 잘됐으면 하는 것 외에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보잉의 채권자이기도 하다. 지난해 8월 보잉 회사채를 표면금리 2.196%에 사들이고, 선순위 무담보 채권도 세 차례 추가 매수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 보잉 회사채 매입 총규모는 최소 140만 달러, 최대 585만 달러(약 21억~87억6,000만 원)에 이른다. 보잉 보통주의 경우, 지난 1분기에만 최소 103만 달러, 최대 512만 달러 규모의 매수와 최소 150만 달러, 최대 602만 달러 규모의 매도 거래를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춘에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메타와 같은 기술기업들이 컴퓨팅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발전 시설을 건설하도록 지원한 점이 자랑스럽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분기 증권거래 3,642건을 진행하면서 AI 기업들의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자료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오라클, 알파벳, AMD, 메타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1분기 매수·매도 기록이 가장 활발했던 종목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1분기 애플과 오라클, 알파벳 순매수 규모는 각각 413만 달러(약 61억8,000만 원)와 319만 달러(약 47억7,000만 원), 240만 달러(약 36억 원)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트루스소셜에 띄운 팔란티어를 지난 1, 2월 대규모 매도했다가 3월 집중 매수했다. 이후 지난달 10일 "PLTR(팔란티어 종목 코드)은 전투 수행 능력과 장비를 입증했다"고 트루스소셜에 썼다. 이날 팔란티어의 종가는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의 'AI 고평가' 경고로 128.06달러로 떨어졌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물 이후 같은 달 22일 152.62달러까지 급등했다.
다만, 트럼프그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충돌 및 시세조종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전쟁 끝날 때까지 금리 인하 수치 제대로 살펴볼 수 없어"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포춘에 추가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전쟁이 끝날 때까지는 수치를 제대로 살펴볼 수 없다"며 이란 전쟁으로 인해 지연될 가능성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지속해서 금리 인하를 요구해 왔다. 포춘은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더욱 악화시키자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금리 인하를 더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대해 "그들은 서명하고 싶어 안달 났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막상 합의하면 (이란이) 합의한 것과 전혀 관계없는 서류를 보내온다"고 말했다.
포춘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는 케빈 워시 차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가 상원 인준을 통과한 13일 진행됐다고 밝혔다. 워시는 오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처음 주재한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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