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패스벤더는 왜 얼굴 한 번 안 나오는 ‘호프’에 출연했나?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부부, 외계인으로 출연
편집자주
나홍진 감독 '호프'를 비롯해 다수 작품이 초청되고 박찬욱 감독이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제79회 칸국제영화제. K영화 향연으로도 반가운 세계 최고 영화제 현장에서 고경석 기자가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영화 ‘호프’에 왜 출연했냐고요? 아내가 하라고 해서요.(웃음)”
마이클 패스벤더의 농담에 ‘호프’ 기자회견장이 웃음바다가 됐다.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잘 알려진 할리우드 스타 커플이다.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드페스티벌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제79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호프’ 기자회견에 패스벤더와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이 나홍진 감독, 국내 출연진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과 참석했다.
‘호프’에 외계인 역으로 세 할리우드 배우에게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묻자 패스벤더는 “나홍진과 작업이 흥미로운 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영화를 찍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서부극의 경우 아무리 뛰어난 영화라도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짐작할 수 있는데 나 감독의 영화는 여러 장르가 섞여 있다. 이처럼 예측할 수 없는 느낌은 무척 드문 영화적 경험”이라고 부연했다.
패스벤더는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프로메테우스’ ‘노예 12년’ ‘프랭크’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등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다. 그와 2017년 결혼한 비칸데르는 ‘엑스 마키나’ ‘대니쉬 걸’ ‘툼 레이더’ 등에 출연했다.

비칸데르는 부산국제영화제 방문이 ‘호프’ 출연으로 이어졌다. 그는 “해외 영화제에 처음 가본 것이 2010년 부산영화제였는데 거기서 아시아 영화에 빠졌다”며 “그 후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와 ‘황해’를 찾아서 봤고 ‘곡성’은 개봉 때 봤다”고 했다. 비칸데르는 이후 나홍진 감독과 함께 보고 싶다고 말했고, 이것이 계기가 돼 나 감독과 연결이 돼 ‘호프’에 출연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영화 ‘이스케이프 룸’ 시리즈로 유명한 테일러 러셀은 “해외 영화에 출연해보는 것이 꿈이었는데 나홍진처럼 훌륭한 영화를 만드는 감독과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배우들은 직접 출연하지 않고 모션캡처와 페이셜캡처를 통한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된 외계인으로 출연한다. 이들에 대한 정보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드러나지 않다가 두 인물의 대화를 통해 어쩌다 지구에 오게 됐는지 밝혀진다. 대사는 가상의 외계어로 이뤄졌다.
알리시아는 “데뷔 초에 모국어가 아닌 여러 언어를 연습한 적이 있었는데 그런 연기를 위해선 상상력을 발휘해 새로운 캐릭터에 녹아드는 작업이 필요했다”며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건 목소리를 바꾸고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은 작업이었다”고 했다. 패스벤더는 “녹음 파일이 있어서 그것으로 연습할 수 있었고 시간도 충분했다”며 “어려운 건 모션캡처 작업이었는데 어제(17일) 영화를 보니 비칸데르와 러셀이 훌륭하게 해냈더라”라고 말했다.
‘호프’는 국내에서 여름 개봉 예정이다.
칸=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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