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 원 가방 대신 ‘5만 원’짜리...“다시 유행이래” 젤리 버킨백 뭐길래

남윤정 AX콘텐츠랩 기자 2026. 5. 1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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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대표 가죽 가방 ‘버킨백’ 디자인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 가방은 가짜를 뜻하는 페이크(Fake)와 버킨(Birkin)을 합성한 일명 ‘퍼킨백(젤리 버킨백)’이다.

사각형 토트백 모양에 덮개와 벨트형 잠금장치, 자물쇠 장식까지 얼핏 보면 에르메스 가방이지만, 자세히 보면 반짝이는 가죽 대신 말랑말랑하고 속이 훤히 비치는 투명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졌다.

수천만 원대 명품의 디자인 요소 그대로지만 가격은 2만~8만 원대에 불과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가벼운 여름용 가방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인기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최근 약 한 달간 ‘젤리백’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9% 급증했고, 거래액 역시 467% 늘었다.

날씨가 예년보다 빠르게 더워지고 여름이 길어지면서 방수가 가능하고 시원한 시각적 효과를 주는 PVC나 실리콘 소재에 수요가 몰린 결과다. 여기에 내부 소지품을 보여주며 개성을 드러내는 연출법과 2000년대 초반 감성을 소비하는 Y2K 복고 트렌드가 맞물렸다.

이번 유행의 기저에는 명품의 로고를 그대로 속여 파는 위조품(짝퉁)과 달리, 디자인적 상징성만 차용해 합리적인 가격에 즐기는 ‘듀프(Dupe·대체품)’ 소비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과거 미국 월마트가 에르메스 디자인과 유사한 가방을 100달러 안팎에 판매해 ‘월킨(월마트+버킨)’이라는 별칭과 함께 매진 행진을 기록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해당 가방은 약 20년 전인 2000년대 초반에 잠시 유행했다가 자취를 감췄으나, 최근 연예인들의 소장품으로 노출되면서 재조명받고 있다.

국내 패션 기업들도 이 같은 흐름을 포착하고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를 비롯한 패션 업체들이 올여름 겨냥 신상품으로 젤리 소재 가방을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무조건 비싼 프리미엄 상품을 쫓기보다 디자인 감성만을 취하는 실속형 선택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지갑이 얇아진 젊은 층이 한정된 비용 안에서 트렌디한 만족감을 극대화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만큼, 이 같은 대안 소비 현상은 당분간 패션 시장 전반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남윤정 AX콘텐츠랩 기자 yjn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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