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약물 의심 성폭력' 재판소원… 탄원 1만1787명 동참

이서현 2026. 5. 1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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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사건에서 사용된 약물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사기관과 법원이 피고소인을 형사재판에 넘기지 않은 사건에 대해 피해자 측이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가 구성한 재판소원 청구 대리인단은 지난 7일 성폭력 사건 관련 법원 결정에 대해 재판소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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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 진술, 촬영 영상, 전문의 감정 무시"
"전원재판부 조속 회부, 피해자 보호해야"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동의없는 성폭력 관련 재판소원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성폭력 사건에서 사용된 약물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사기관과 법원이 피고소인을 형사재판에 넘기지 않은 사건에 대해 피해자 측이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가 구성한 재판소원 청구 대리인단은 지난 7일 성폭력 사건 관련 법원 결정에 대해 재판소원을 냈다. 피해자 측은 수사기관과 법원이 약물 특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사건을 형사재판 절차로 넘기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판소원은 법원의 재판 자체가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하는 절차다.

대리인단에 따르면, 청구인은 2020년 6월 불상의 약물에 의한 성폭력을 당했다며 고소했다. 그러나 서울 서초경찰서는 2021년 6월 불송치 결정을 했고, 서울중앙지검도 2024년 3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후 서울고검은 2024년 11월 항고를 기각했다. 서울고법도 지난해 3월 재정신청을 기각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재항고를 기각했다.

대리인단은 "청구인의 일관된 진술, 항거불능 상태에 관한 가해자 촬영 영상, 약물 이용 가능성이 높고 청구인이 약물에 취한 상태였다는 점을 확인한 전문의 감정 결과가 존재한다"며 "법원과 수사기관은 이유 없이 피해자 주장을 배척했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는 명백한 성폭력에 대한 국가의 형벌권 불행사에 관한 헌법적 판단을 받기 위해 재판소원을 청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리인단은 12일부터 엄벌 촉구 탄원서를 받고 있다. 전날까지 시민 1만1,787명이 이름을 올렸다. 대리인단은 "조속히 전원재판부에 회부돼 부당한 재판에 의한 불처벌의 부정의가 시정되고 가해자에 대한 형사재판을 통해 6년간 방치돼 온 피해자 보호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재판소원을 통해 성폭력 사건에서 수사·재판 판단을 헌법적으로 다투려는 시도는 잇따르고 있다. 민변은 지난달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5개 단체와 함께 '동의없는 성폭력 재판소원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를 구성해 2심에서 무죄가 확정된 유사 강간 사건에 대한 재판소원을 냈다.

공대위에 따르면, 이 사건 피해자는 기습적 유사 강간 등 성폭력을 당하는 과정에서 1시간 동안 75차례 이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공대위는 관련 녹음 파일에는 피해자가 "그만해", "아파", "안 돼"라며 저항하는 음성이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은 1·2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공대위는 법원이 강간죄 성립에 필요한 폭행·협박을 '피해자의 반항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로 좁혀 해석하는 최협의설을 따른 결과라고 보고 있다.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에서 공대위는 "피해자에게 남은 구제 수단은 재판소원뿐"이라며 "국가가 외면한 피해자의 목소리에 응답해 청구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등을 확인하고 회복시켜 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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