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더 잘 극복하기’만 고민…꾸밈 없이 멋진 사람 되고파”

“부상 전엔 ‘더 잘하기’에만 빠져 …재활 중 수비 훈련 집중해 자신감”
홈런만 노리는 스윙 비판에도 “들을 말 걸러 들어” 흔들림 없는 소신
삶에서도 완벽 추구 “어떻게 행동해도 선 넘지 않는 좋은 사람 목표”
불과 스물한 살 나이에 리그 MVP를 차지하며 한국 야구 최고 스타로 떠올랐지만, 김도영(23·KIA)의 지난 1년은 순탄하지 않았다. 세 차례 햄스트링 부상으로 장기간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고, 왼쪽과 오른쪽 햄스트링을 번갈아 다치며 흐름까지 끊겼다. 그러나 복귀 이후 김도영은 다시 리그 정상급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약점으로 꼽히던 수비 또한 눈에 띄게 안정됐다.
김도영은 최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한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부상이라는 물음표가 생기면서 오히려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며 “예전에는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극복할지만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여전히 리그 최상위권이다. 하지만 김도영은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칠 수 있는 공을 너무 많이 놓쳤다”며 “2024시즌 초반에는 메커니즘 자체가 완전히 정립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미 타격 메커니즘이 완성된 상태에서 시즌을 시작했기 때문에 더 아쉬웠다”고 말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한 평가도 냉정했다. 김도영은 대만전에서 홈런과 장타를 기록했지만 “한 경기 잘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기록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때도 놓친 공이 많았다”며 “정규시즌 초반부터 타격감이 더 올라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면 수비에서는 분명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지난해 30개 실책으로 수비 불안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는 크게 좋아졌다. 그는 “2024시즌 실패 경험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며 “지금은 수비를 나갈 때 마음이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재활 기간에는 수비 훈련량도 크게 늘렸다. 특수 안경을 활용한 반응 훈련과 밴드를 착용한 상태에서 앞으로 치고 나가는 수비 훈련 등을 반복했다. 김도영은 “햄스트링 세 번째 부상은 수비 과정에서 다쳤기 때문에 더 고민이 많았다”며 “안 다치기 위해서라도 발놀림을 더 가볍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도영은 자신의 강점으로 ‘걸러 듣는 능력’을 꼽았다. 그는 “선배들과 코치님들 조언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면서도 “좋은 이야기든 비판이든 무조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초반 장타 비율이 늘어나며 ‘홈런만 노리는 스윙’이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김도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그런 말들을 다 신경 쓰기 시작하면 자기 타격까지 잃어버릴 수 있다”며 “들어야 할 말과 흘려야 할 말을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KIA 간판 스타가 된 이후 쏟아지는 관심에 대해서도 담담했다. 그는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크지만 부담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관심을 부담으로 느끼기 시작하면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SNS에 “욕이라도 좋으니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적었던 이유도 같은 맥락이었다. 김도영은 “관심이 전혀 없으면 팬이 될 확률도 0이지만, 안 좋게라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팬으로 바꿀 가능성은 생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힘들었던 시기에는 비난 메시지도 적지 않게 받았다. 그는 “원래 SNS 답장을 거의 하지 않는데 당시에는 심적으로 힘들기도 했고 억울하기도 했다”며 “처음엔 욱하는 마음으로 답장을 시작했지만 최대한 좋게 이야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말로 욕을 보내던 분도 마지막에는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시더라”며 “그때 말의 힘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김도영은 야구뿐 아니라 삶에서도 ‘완벽’을 이야기한다. 다만 그가 말하는 완벽은 억지로 꾸미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대충 살아도 멋있어 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무엇을 입든 자연스럽고, 어떻게 행동하든 선을 넘지 않으면서 좋은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이 목표”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도영은 “아직은 시기적으로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며 “1~2년 정도는 풀시즌을 건강하게 치러야 햄스트링 걱정도 줄어들 것 같다. 그 이후에야 미래를 조금 더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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