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 “삼성전자 사태, 경영진·이사회의 뒷북 대응이 문제”

박종오 기자 2026. 5. 1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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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소장이 서울 영등포구 경제더하기연구소에서 최근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및 국민 배당 논란 등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성과급 배분 문제를 두고 삼성전자 노사가 힘겨루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여전히 우리 사회가 간과하고 있는 쟁점이 있다. 바로 삼성전자 경영진과 이사회의 ‘책임론’이다.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는 “삼성전자 경영진과 이사회의 ‘뒷북 대응’도 이번 성과급 논란 사태를 키우게 된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시절 상법 개정을 주도한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다.

이 대표는 18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의 기존 성과급 제도가 불투명하다는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노동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과 설득을 하지 않은 것은 경영진의 잘못이며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현행 성과급 제도는 세후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뺀 ‘경제적 부가가치’(EVA)를 기준으로 한다. 이 부가가치가 연초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면, 초과이익의 20%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에서 정부에 내는 세금 및 주주·채권자 몫 등을 제외하고 남은 ‘플러스알파’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는 개념 자체는 타당하다고 말한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세부 계산법을 ‘대외비’에 부치며 “회사가 주는 대로 받으라”는 식으로 제도를 운영해왔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기존 성과급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노조의 지적에 일리가 있는 만큼, 경영진도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방안을 노사 합의를 통해 마련해야 한다”며 “이사회 역시 회사의 이익을 어떻게 배분할지 중장기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주들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삼성전자 노조와 주주 간 대립 구도가 만들어지게 된 것도 올해 이후 주주들이 받게 될 배당 규모가 정해지지 않은 터라, 노동자들의 성과급 확대 요구가 주주의 이익을 가져가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회사가 ‘이익 분배의 룰(규칙)’을 정하지 않다 보니 여러 이해관계자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 대표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노조 쪽 주장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업 회계 기준상 인건비를 차감하고 난 뒤의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이중 청구’이자 기업 이익 분배의 원칙을 훼손하는 일이라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노조의 투쟁 방식과 정부의 개입 움직임을 두고도 비판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삼성전자 노조는 노동운동의 핵심인 ‘상생과 연대’가 없는 터라 외부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긴급조정권 행사 역시 반드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자기 몫의 성과급 챙기기를 넘어 사내하청 등을 위한 이익 공유를 먼저 사쪽에 제안해 정당성과 명분을 확보해야 하고, 정부도 숙의 없이 일방적으로 삼성전자 노사 문제에 개입해 노조의 파업을 강제로 막아서는 곤란하다는 뜻이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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