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의 거리 좁히다…초여름 공연장 채우는 서로 다른 울림

황희정 기자 2026. 5. 1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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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와 양육자를 위한 특별한 클래식 체험 '걸음마 콘서트'
첼로 한 대로 풀어내는 바흐 무반주 모음곡의 깊은 울림
숨겨진 피아노 5중주 명곡으로 채우는 실내악의 매력

푹신한 매트 위를 기어 다니며 듣는 첫 클래식부터 첼로 한 대로 마주하는 바흐의 깊은 울림, 그리고 쉽게 만나기 어려웠던 실내악 명곡까지. 5월 대전 공연장에서는 서로 다른 결의 클래식 무대들이 관객과 만난다. 영유아와 양육자를 위한 편안한 음악회, 오롯이 첼로의 선율만으로 채워지는 독주 무대, 다섯 악기가 빚어내는 밀도 높은 앙상블까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클래식의 문턱을 낮추고 새로운 감상의 시간을 선사한다. 듣는 방식도, 무대의 분위기도 다르지만 음악이 전하는 따뜻한 울림만큼은 공연장 곳곳에서 깊게 이어질 예정이다.

대전시립교향악단이 오는 21-22일 대전예술의전당 시립교향악단 연습실에서 영유아와 양육자를 위한 맞춤형 클래식 공연 '걸음마 콘서트'를 연다. 사진은 공연 포스터. 대전시립교향악단 제공

◇"울어도 괜찮아"…영유아 위한 대전시향 '걸음마 콘서트'

대전시립교향악단이 영유아와 양육자를 위한 맞춤형 클래식 공연 '걸음마 콘서트'를 선보인다. 디스커버리 시리즈 4로 마련된 이번 공연은 오는 21일부터 22일까지 오전 11시와 오후 2시, 총 4회에 걸쳐 대전예술의전당 시립교향악단 연습실에서 열린다.

'걸음마 콘서트'는 공연장 관람이 쉽지 않은 35개월 이하 영유아와 양육자를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뒤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었고, 재공연 요청이 이어지면서 올해 더욱 보완된 구성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이 클래식 음악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문 점이 특징이다.

딱딱한 객석 대신 푹신한 매트를 설치해 아이들이 자유롭게 기어 다니거나 누워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으며, '울어도 괜찮아', '움직여도 괜찮아'라는 운영 방식으로 양육자 역시 주변 눈치를 보지 않고 편안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유모차 주차 공간과 기저귀 교체 공간, 간이침대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마련해 영유아 관객 중심의 관람 환경을 조성했다.

공연 프로그램은 영유아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하이든의 대표곡들로 구성된다. 교향곡 제6번 '아침', 제101번 '시계', 제100번 '군대', 제94번 '놀람', 제104번 '런던' 일부 악장을 비롯해 첼로 협주곡 제1번과 트럼펫 협주곡 일부 악장이 연주된다. 밝고 명쾌한 구조를 지닌 하이든의 음악은 아이들의 감각을 자극하면서도 따뜻한 정서를 전할 예정이다.

이번 무대는 박근태 전임지휘자의 해설과 지휘로 진행되며, 첼로 부수석 이영광과 트럼펫 수석 정태진이 협연자로 나선다. 공연은 아이들에게는 클래식과의 첫 만남을, 양육자에게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티켓은 전석 5000원이며 공연 전날 오후 5시까지 대전시립교향악단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첼리스트 김형우 리사이틀 Ⅲ - 바흐 전곡 시리즈 Ⅰ'이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열린다. 사진은 공연 포스터. 대전예술의전당 제공
첼리스트 김형우 리사이틀 Ⅲ - 바흐 전곡 시리즈 Ⅰ'이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 공연 모습. 대전문화재단 제공

◇첼로 한 대로 마주하는 바흐…김형우 리사이틀 '무반주 첼로 모음곡'

첼리스트 김형우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시리즈 첫 무대를 선보인다. '첼리스트 김형우 리사이틀 Ⅲ - 바흐 전곡 시리즈 Ⅰ'이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첼로 음악의 정수로 꼽히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통해 순수한 음악의 본질과 깊은 사유를 전하는 무대로 꾸며진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첼로 음악의 성경'이라 불리는 대표 레퍼토리다. 단 하나의 악기만으로 화성과 선율, 리듬을 모두 담아내며 수 세기 동안 전 세계 연주자와 청중에게 사랑받아 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제1번 G장조 BWV 1007, 제3번 C장조 BWV 1009, 제6번 D장조 BWV 1012가 연주된다. 각 작품은 서로 다른 정서와 색채를 지니고 있으며, 첼로가 표현할 수 있는 폭넓은 감정과 음향을 보여준다.

특히 제1번 모음곡은 친숙한 프렐류드 선율로 잘 알려진 작품으로, 밝고 투명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제3번은 역동적인 에너지와 화려한 흐름이 돋보이며, 제6번은 높은 기교와 장대한 구조 속에서 깊은 울림을 전한다. 화려한 반주나 장식 없이 오직 첼로 한 대만으로 무대를 채우는 만큼 연주자의 섬세한 호흡과 표현력이 더욱 중요하게 드러나는 공연이다.

첼리스트 김형우는 충남대학교와 독일 트로싱엔 국립음대에서 수학했으며, 독일과 그리스 등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며 음악적 기반을 다져왔다. 그리스 '피아노 뮤직 카니발', 독일 '투틀링겐 뮤직 페스티벌', '마틴 교회 음악 페스티벌' 등에 초청돼 연주했으며, 대전시립교향악단과 충남도립·충북도립오케스트라 등 국내 주요 오케스트라에서도 객원 단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대전아트필오케스트라와 DCMF오케스트라, 자르떼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며 실내악 무대에서도 활발한 연주를 이어가고 있다.

공연은 약 90분간 인터미션을 포함해 진행되며 전석 2만 원이다. 이번 무대는 단순함 속에 담긴 바흐 음악의 깊이와 첼로의 울림을 오롯이 만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뮤엔피아노퀸텟(MUEN Piano Quintet)이 오는 23일 오후 5시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제17회 정기연주회 '퀸텟 인사이드(Quintet Inside)'를 연다. 사진은 공연 포스터. 순수예술기획 제공
뮤엔피아노퀸텟(MUEN Piano Quintet)이 오는 23일 오후 5시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제17회 정기연주회 '퀸텟 인사이드(Quintet Inside)'를 연다. 사진은 지난 공연 모습. 순수예술기획 제공

◇숨은 실내악 명곡 꺼내다…뮤엔피아노퀸텟 '퀸텟 인사이드'

뮤엔피아노퀸텟(MUEN Piano Quintet)이 오는 23일 오후 5시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제17회 정기연주회 '퀸텟 인사이드(Quintet Inside)'를 연다. 이번 공연은 자주 연주되지 않지만 높은 예술성을 지닌 실내악 작품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무대로 꾸며진다. 익숙한 클래식 명곡을 넘어 숨겨진 레퍼토리를 소개하며 관객에게 색다른 음악적 경험을 전하는 자리다.

공연에서는 미국 낭만주의 작곡가 아서 푸트의 '피아노 5중주 a단조 작품 38'과 이탈리아 작곡가 오토리노 레스피기의 '피아노 5중주 f단조 작품 35'가 연주된다. 두 작품 모두 국내 무대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레퍼토리로, 각기 다른 시대와 정서를 담은 피아노 5중주의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레스피기의 작품은 강렬한 낭만주의 색채와 극적인 흐름이 돋보이며, 푸트의 작품은 서정적인 선율과 풍부한 화성이 특징으로 꼽힌다. 화려한 기교보다 다섯 악기가 만들어내는 유기적인 호흡과 섬세한 감정 표현이 작품의 중심을 이룬다는 점도 감상 포인트다.

뮤엔피아노퀸텟은 '함께 즐기는 클래식'을 목표로 활동하는 대전 기반 실내악 팀이다. 폭넓은 레퍼토리 연구와 꾸준한 연주 활동을 통해 피아노 5중주의 매력을 알리고 있으며, 친숙하면서도 깊이 있는 앙상블로 지역 클래식 음악의 저변 확대에도 힘써왔다. 이번 공연의 부제인 '퀸텟 인사이드'에는 익숙한 명곡 너머에 숨겨진 걸작들을 새롭게 발견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단순히 잘 알려진 작품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대 속에 묻혀 있던 실내악 작품들을 무대 위로 다시 불러낸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무대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령은·정예슬, 비올리스트 차지현, 첼리스트 박민선, 피아니스트 최소영이 오른다. 다섯 연주자는 섬세한 호흡과 균형감 있는 앙상블을 통해 실내악 특유의 밀도 있는 사운드를 들려줄 예정이다. 각 악기가 독립적인 선율을 이어가면서도 하나의 흐름으로 어우러지는 과정 역시 이번 공연의 감상 포인트로 꼽힌다. 공연은 전석 2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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