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첫 통일백서 발간... "통일 지향 '평화적 두 국가'로 전환해야"
北 '두 국가론' 공식화했다는 지적
헌법 3·4조와 배치 논란도 불가피

이재명 정부의 첫 통일백서에서 남북관계를 '사실상의 두 국가'로 규정하고 평화공존을 대북정책의 기조로 제시했다. 통일부는 남북 간 특수관계를 받아들인 역대 정부의 입장을 계승했다고 해명했지만, 자칫 '적대적 두 국가론'을 앞세운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일부는 18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 전반을 정리한 '2026 통일백서: 2025 한반도 평화공존의 기록들'을 발간했다. 1992년 이후 매년 발간 중인 통일백서에 부제가 달린 것은 처음이다. 단절 상태에 놓인 남북관계를 평화공존으로 전환하려는 의지를 담았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백서는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 △정책 추진 기반 강화 △평화교류협력 △사회문화협력 △남북대화 △북향민(탈북민) 정착지원 △평화·통일·민주·시민교육 등 7장으로 구성됐다. 그러면서 현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한 남북 긴장 완화책에 많은 분량이 할애됐다. '평화' '평화공존' 등의 표현이 부쩍 늘어난 반면, 이전 윤석열 정부에서 강조한 '북한 인권' '자유' 등의 표현은 급감했다. '북한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적대적 행위를 중단한다'는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의 3원칙도 제시했다.
특히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 항목에선 "통일부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관계' 주장에 대하여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관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고 명시했다. 백서는 "남북이 사실상의 두 국가로 존재하는 현실을 고려하여,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관계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통일을 지향한다는 점을 명시하긴 했지만,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담은 백서에 남북관계를 '사실상의 두 국가'로 규정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이 불가피해 보인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현실을 반영해 남북대화를 모색하겠다는 논리이지만, 북한의 주장대로 '두 국가'론을 고착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반도에 다른 국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 전체와 그 부속도서로 정하고, 자유민주주의적 통일을 지향한다'고 규정한 대한민국 헌법 3조(영토)와 4조(평화통일)와도 배치된다. 이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관계'론이 정부 입장으로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가, 정부 내 이견이 불거지자 "통일부의 안으로 확정될 것"이라고 정정한 바 있다.
통일부는 이에 "서로의 정치적 실체를 존중하며 특수관계임을 받아들였던 역대 정부의 입장을 계승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정부의 공식 통일 방안에 중간 과정으로서 남북이 서로 다른 체제로 공존하는 '남북연합' 단계를 설정하고 있다"면서 "헌법과 배치된다는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위헌 주장을 일축했다.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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