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8 프로젝트] 당뇨병 신장질환, 혈당 관리가 예방 첫걸음
초기 증상 거의 없어 정기적인 혈액·소변검사 중요
말기 신부전 진행 시 혈액투석·복막투석·신장이식 고려

당뇨병은 인슐린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거나, 분비된 인슐린을 세포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기는 만성질환이다. 고혈당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혈관이 손상되며, 눈·신경·심장뿐 아니라 신장에도 영향을 준다.
신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는 장기다. 섬세한 미세혈관으로 이뤄져 있어 고혈당에 취약하다. 당뇨병 환자에게 신장질환이 중요한 이유는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지만, 진행되면 신부전으로 이어져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인=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으로 나뉜다. 제1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을 거의 만들지 못해 인슐린 주사가 필요한 경우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분비되지만 비만이나 생활습관 등의 영향으로 몸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태다.
고혈당이 지속되면 신장의 여과 기능을 담당하는 혈관이 손상된다. 이 과정에서 혈액 속에 있어야 할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단백뇨가 생기고, 걸러져야 할 노폐물은 몸 안에 쌓인다. 신장이 물과 염분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면 체중이 늘고 발목이 붓는 부종도 나타날 수 있다.
당뇨병은 방광 신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배뇨장애가 생기면 방광 압력이 신장으로 전달돼 신장 기능을 추가로 악화시킬 수 있으며, 고혈당 상태의 소변은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 요로감염 위험도 커진다.
◇증상과 진단=당뇨병성 신장질환은 초기 통증이 거의 없어 놓치기 쉽다. 가장 먼저 확인되는 이상 신호는 소변에서 단백질이 검출되는 것이다. 단백뇨가 지속되면 혈중 단백질이 줄고 몸에 수분이 쌓이면서 발과 발목이 붓는다.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자주 깨는 야간뇨가 나타날 수도 있다.
신장 기능이 더 떨어지면 혈액검사에서 요소질소와 크레아티닌 수치가 상승한다. 구역질, 구토, 식욕 저하, 피로감, 전신 가려움증, 근육 경련, 빈혈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신장 기능 저하로 인슐린 분해가 늦어지면 평소와 같은 용량을 사용해도 저혈당이 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신장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사구체 여과율이 60mL/min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단백뇨가 확인되면 신장내과 진료를 통해 체계적인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와 관리=당뇨병성 신장질환 예방의 핵심은 혈당 관리다. 혈당 조절과 함께 혈압을 꾸준히 확인하고, 고혈압이 있다면 처방받은 약을 빠짐없이 복용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혈당 조절과 함께 신장 보호와 단백뇨 감소에 도움을 주는 약물도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당뇨병이 있다고 반드시 신장이 나빠지는 것은 아니며, 관리 정도에 따라 진행 위험은 달라질 수 있다. 임의로 약을 중단하지 말고 전문의 지시에 따라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말기 신부전 치료=말기 신부전은 신장이 스스로 노폐물을 걸러내고 체내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다. 보통 신장 기능이 정상의 10% 이하로 떨어졌을 때 진단되며, 이때는 신장이식, 혈액투석, 복막투석 중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를 선택한다.
혈액투석은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 인공신장기 필터로 걸러낸 뒤 다시 몸 안으로 넣는 방식이다. 치료 전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는 동정맥루 수술이 필요하며, 보통 주 3회 병원에서 시행한다.
복막투석은 배 안의 복막을 필터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복강에 삽입한 관을 통해 투석액을 넣고 노폐물을 걸러낸다. 집이나 직장에서 투석액을 교체할 수 있어 일상생활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당뇨병성 신장질환은 조기에 발견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검사를 받고, 혈당과 혈압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신장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도움말=황원민 건양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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