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부 1년 부동산 정책... 전문가들 “교과서 벗어나 예기치 못한 결과 이어져”

김윤주 기자 2026. 5. 1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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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야당 주최로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간 부동산 정책을 평가하고 향후 과제를 짚는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 모인 학계 전문가들은 양도소득세 중과 이후 매물 잠김과 전·월세 시장 불안을 우려했다. 보유세 등 세금 중심의 규제 강화에 대해서는 “부동산세가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이 될 수는 없다”는 데에 공감했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서울시당 주거사다리정상화특별위원회 김재섭 위원장과 조은희 국회의원 주최로 ‘이재명 정부 1년 부동산 정책 평가 및 향후 과제’ 세미나가 열렸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와 진장익 중앙대 교수가 지난 1년 간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을 평가하는 주제 발표를 맡았다. 또 손재영 건국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박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성환 박사,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 심형석 미국 IAU 교수, 정성훈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열띤 토론을 벌였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앞줄 오른쪽 두 번째)와 내빈들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1년 부동산 정책 평가 세미나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제 발표에 나선 이창무 교수는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변동 등 통계를 분석해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의 효과를 분석했다. 이 교수는 “지난 1년은 역대 진보 정부(노무현·문재인) 부동산 정책 실패의 시즌 3를 ‘빨리 보기’한 것 같다”며 “이전 정부에서는 정권 초기 상승하는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규제를 한 결과 강북 집값까지 끌어올리는 상황이 반복됐는데, 이재명 정부는 초기지만 이미 이전 정부로 치면 중기에 해당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단기적인 매물 유도를 목적으로 하는 ‘1가구 1주택 소유 및 거주 주의’는 도시·부동산 경제학 교과서를 새로 쓰는 실험이나 다름없다”며 “실거주를 강요하며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에게 주택 매각을 유도하는 것이 전·월세 시장 붕괴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진장익 교수도 “(정책 결정권자들이) 부동산 경제학 책을 보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정부가 정말로 투기, 투자, 실수요자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실수요자가 거주를 목적으로 하면서 고(高)레버리지 효과를 노리기도 하고, 투자자가 장기 수익을 노리면서 거주를 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양도세 중과 정책은 단기 투기 억제를 목적으로 했지만 거래 절벽으로 인한 공급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실거주 중심 과세 역시 임대 공급 감소로 인한 임대료 상승이라는 예기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참석자들은 정부가 공급 대책을 통해 주택 공급 의지를 밝히고 있음에도 시장에서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정부가 발표한 공급 계획의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공개하며 시장에 믿음을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성환 박사는 “공급 정책은 발표 즉시 가격을 안정시킨다기보다는 기대를 관리하는 수단에 가까운데 공급까지 시간 차가 있다는 문제는 여전하다”며 “연도별 착공 목표 대비 실적, 준공 전환율, 입주 예정 물량, 분양가 수준, 실수요자 배분 성과 등을 공개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심형석 교수는 “1주택자를 규제하는 것은 매물 순증 효과가 0(제로)이어서 실효성이 없다”며 “재개발·재건축을 막고 있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이주비 대출 등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전·월세 시장 불안과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주거 안정책도 필요하다고 봤다. 김덕례 박사는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 젊은 층에서는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도 높다”며 “아파트보다 빨리 공급할 수 있는 비아파트 사업자의 자금 조달 문제를 해결하고 임대 목적의 비아파트는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식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상가 공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주거용지 확보를 위해 토지 이용 체계의 점검과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보유세 강화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많았다. 김우철 교수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부동산 관련 세제의 목표가 될 수는 없고, 이를 명분으로 부동산에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세금과 주택 정책은 별개로 보고 집 문제는 주택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훈 교수 역시 “부동산세의 주목적은 지역 사회에 재원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미국 등 선진국의 부동산세 체계는 주택 가격 안정이나 다주택자 처벌에 목적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도 참석했다. 오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과도한 대출 규제로 시민들의 주거 사다리가 무너졌고, 장기보유특별공제에 손을 대겠다며 시장을 또다시 혼란에 빠트렸다”며 “소셜미디어를 통한 즉흥적인 시장 개입성 발언까지 더해지며 시장이 예측 가능성을 잃고 국민 불안이 커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다시 통제 중심의 과거로 돌아갈 것인지, 공급 중심의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 중요한 시점”이라며 “공급 해결사 오세훈이 계획과 실천으로 주거 안정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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