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은의 쇼트컷] 'K유통' 롯데·신세계·CJ 현장경영에 담긴 의미

박성은 기자 2026. 5. 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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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총수 행선지 '新먹거리' 경영 방향 이정표 해석
롯데 신동빈 베트남, 신세계 정용진·CJ 이재현 미국行
본업 체질개선·AI 고도화·글로벌 확장 미래 역량 투자
Shortcut(쇼트컷). 우리말로 '지름길' 또는 '손쉬운', '간단한'이란 뜻을 가진 표현이다. 쇼트컷은 유통업계 전반의 이슈, 기업, 오너, CEO(전문경영인) 등을 대상으로 하나의 주제를 가지되 간단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내용으로 분석 및 해설 기사의 '지름길'을 지향한다. <편집자 주>
지난달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내 롯데마트 매장을 살펴본 신동빈 회장(가운데). 아들인 신유열 부사장(맨 왼쪽)도 동행했다. [사진=롯데]

중동사태 등 불안한 국제정세와 그 여파로 고유가·고환율·고물가 이른바 3고(高)가 지속되고 있다. 주가는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널뛰고 있지만 업계 간 부익부빈익빈은 더 심화됐다. 국민의 먹고사니즘과 가장 밀접한 유통업계 전반으로도 불안감이 크다. 내수에서는 갈수록 답을 찾기 힘든데 엎친 데 덮친 격 3高 여파로 경영하기가 만만치 않다. '리스크의 일상화'라는 말이 나올만한 요즘이다. 인력·조직 효율화라는 이름으로 희망퇴직은 빈번해졌고 수익성 개선이 지상과제라보니 선뜻 모험을 걸기 힘든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총수의 행보는 그 자체로서 회사 경영 방향의 이정표로 해석할 수 있다. 총수가 공을 들이는 분야 또는 회사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신사업인 경우가 많다보니 주목도가 높다. K유통업계를 끌어가는 롯데와 신세계, CJ 총수의 행보, 특히 해외 어디를 가는지 눈여겨보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동력을 짐작할 수 있다. 올 들어 신동빈 롯데 회장의 첫 해외 출장지는 베트남,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미국이었다. 이재현 CJ 회장은 곧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올해 개장 4년차를 맞은 복합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방문했다. 이 곳은 백화점과 마트, 호텔, 월드 아쿠아리움 등 그룹 유통 계열사 역량이 집대성된 'K리테일' 성공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2023년 9월 공식 오픈 이래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은 6000억원을 웃돈다. 올 3월까지 누적 방문객 수는 3000만명을 넘었다. 베트남 인구수가 약 1억명, 하노이 인구는 880만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노이를 넘어 베트남 대표 쇼핑명소로 자리매김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올 들어서도 분위기는 좋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1분기 영업이익은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롯데마트 역시 5년 연속 영업이익이 성장세다. 

롯데쇼핑은 그룹 본업이자 간판이다. 중국 사드(THAAD) 사태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잇달아 발목을 잡혀 한동안 위축됐다. 내수 부진과 급변하는 유통 환경 속 쇼핑몰과 마트, 편의점을 중심으로 글로벌 역량을 꾸준히 쌓으며 출구를 찾은 모습이다. 롯데몰 하노이를 찾은 신 회장의 메시지는 그가 지속 강조한 '핵심사업의 체질개선', '강력한 실행력', '수익성 경영'을 재차 짚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날아간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동석한 가운데 리플렉션 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조성하겠다는 담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AI를 그룹의 또 다른 미래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신세계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이어 스타필드라는 복합몰까지 국내 유통산업 트렌드를 주도해왔다. 이제는 전 세계적인 AX(인공지능 대전환) 흐름에 맞춰 그간 쌓아둔 유통업의 빅데이터와 노하우를 AI에 접목시켜 고객에게 또 다른 경험과 혜택을 선사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온라인몰에서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상품을 선택해주고 결제 및 배송까지 책임지는 'AI 에이전트'를 국내 유통업에 선도적으로 이식시키는 것이 목표다. 정 회장은 "AI 없는 미래산업은 생존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리플렉션 AI와의 데이터센터 건립 프로젝트는 신세계 미래성장 기반에 토대가 되는 것은 물론 국내산업 전반의 AI 생태계 고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맨 오른쪽)이 지난 3월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해 진행한 전략적 파트너십' MOU를 체결한 후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CEO(맨 왼쪽),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세계]
이재현 CJ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3월 올리브영 명동 센트럴타운을 찾아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CJ]

이재현 CJ 회장은 지난해 일본과 미국, 영국, UAE(아랍에미리트)까지 활발한 해외 현장경영을 전개하며 그룹에 'K웨이브 기회 선점'과 '신영토 확장'이라는 메시지로 신성장동력 발굴을 독려했다. 이는 전 세계적인 K컬처 확산을 CJ의 강점인 콘텐츠와 식품, 뷰티 중심의 퀀텀점프(비약적 성장)를 위한 확실한 기회로 잡아야한다는 강력한 의지다. 또한 일본과 미국 진출은 CJ가 K컬처 선도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 마중물이라면 향후 유럽과 중동에서의 성과는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서 진화할 발판이 되는 시장으로 볼 수 있다.

이 회장은 곧 미국으로 간다. 현지시간 20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리는 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 현장에 이어 그룹 효자로 떠오른 올리브영의 미국 1호점이자 글로벌 첫 오프라인 매장 '패서디나점'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브영은 많은 외국인이 한국에 올 때마다 찾는 K뷰티 대표 플랫폼이다. 재빠른 트렌드 포착과 오랜 빅데이터, 맞춤형 큐레이션이 강력한 무기다. 이 회장은 올리브영의 이 같은 강점이 전 세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미국에서 K뷰티를 넘어 향후 K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성장 가능성을 살펴볼 것으로 관측된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