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구역 철거·4구역 조합원 분양 속도전…84㎡ 프리미엄만 25억대
2구역 이주율 이미 66% 돌파
5구역도 14년만에 사업인가
대지지분 3.3㎡당 4.9억 육박
1구역 연내 신통기획안 제출
‘빅5’마다 하이엔드 단지 조성
완성땐 1.3만 가구 미니신도시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4번 출구를 나와 한강 방향으로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한창 손님들로 북적여야 할 상가들이 텅 비어있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문 닫은 점포 유리창마다 ‘점포 정리’ 혹은 ‘이전 위치 안내’ 등의 안내문이 빼곡히 붙었고 한창 이삿짐을 실어나르는 장면도 눈에 띈다. 한때 ‘이태원 엔틱가구거리’로 명성을 떨쳤던 곳이지만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는 한남뉴타운 2구역에 포함돼 올해 1월부터 본격적인 이주를 시작하면서 풍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약 3개월 간의 자진이주기간을 보낸 한남2구역은 이미 이주율 66%를 돌파했다.
한남2구역을 왼편에 두고 보광로를 조금 더 내려가면 높다란 가림막을 치고 한창 철거를 진행 중인 거대한 공사판을 마주하게 된다. 뉴타운 전체 면적의 약 40%를 차지하는 최대 구역이자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한남3구역의 공사 현장이다.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총 5816가구의 매머드급 단지 ‘디에이치 한남’으로 탈바꿈할 이 지역은 가림막 너머로 언뜻 보이는 풍경만 봐도 대부분 건물이 사라졌다. 이르면 이달 말 철거를 마무리해 늦어도 내년에는 착공과 일반분양에 돌입할 것이라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3구역의 철거와 2구역의 이주 외에도 한남뉴타운에는 최근 대형 호재가 연달아 이어졌다. 한강변과 길게 맞닿은 입지로 조망·환경까지 모두 갖췄다고 평가받는 한남5구역은 조합설립 이후 14년 만에 지난달 용산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아냈다. 재개발 8부 능선을 넘어선 조합 측은 곧장 종전자산평가(감정평가) 현장조사에 착수했으며 올해 말 관리처분인가 신청까지 완료하겠다는 목표로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월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같은해 11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한남4구역 역시 최근 감정평가를 마친 후 18일부터 35일 간 조합원 분양 신청 절차에 돌입했다. 조합원들에 배포된 안내 자료에 따르면 전용 84㎡ 기준 조합원 분양가가 26억 원 초반, 113㎡가 33억 원, 135㎡가 42억 원으로 사업시행인가 시점보다 4억~9억 원씩 높아졌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조합원 분양가는 사업시행인가 당시 기본설계를 기준으로 산정됐다. 조합 측은 향후 삼성물산이 제시한 대안설계를 반영해 재분양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대안설계가 반영될 경우 총 가구 수가 2331가구에서 2360가구로 늘어나게 돼 사업성이 개선되고 분양가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조합원들은 높은 분양가보다 기대 이상의 감정평가 결과에 고무된 모습이다. 4구역 인근 A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평가 결과가 예측보다 최소 3억~4억 원씩 높게 나왔다는 반응이 있다”며 “한남뉴타운 전구역이 속도를 내면서 매수 문의도 많아졌는데 4구역 감평 결과를 보고 다른 구역 조합원들도 매물을 거두고 다시 가격을 올려잡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B중개업소 대표 역시 “84㎡를 분양받을 수 있는 빌라·다세대 매물의 프리미엄이 25억~30억 원 선으로 껑충 뛰었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4구역의 경우 지난 달 대지지분 45.9㎡(약 14평)의 소형 단독주택이 33억 원에 거래됐고, 1월 대지면적 26.4㎡(약 8평, 건물 전용 69㎡)의 소형 빌라가 36억 원에 매매됐다. 대지 3.3㎡당 가격이 각각 2억 4000만 원과 4억 5000만 원에 달하는 셈이다. 5구역에서도 4월 대지면적 21.5㎡(약 6.5평) 규모의 다세대 빌라가 32억 원에 매매됐다. 3.3㎡당 가격이 4억 9000여 만원에 이른다. 3월 대지지분 32.6㎡(약 9.8평), 33㎡(약 10평) 빌라가 34억 원과 39억 5000만 원으로, 3.3㎡당 3억 4000만~4억 원선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해 가격이 더 뛰었다.
2017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는 아픔을 겪었던 한남1구역도 지난해 3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된 후 다른 구역을 따라잡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구역 내 포함된 약 3300㎡ 규모의 외교부 소유 국공유지 처리 문제가 핵심 변수였으나 최근 용산구청과 외교부 등 관계기관의 협의가 긴밀하게 진행되면서 올 하반기 기획안 제출을 목표하고 있다.
재개발이 완료될 경우 한남뉴타운은 총 1만 3000여 가구의 ‘미니 신도시’급 주거지로 거듭나게 된다. 2~5구역 시공사 선정이 완료된 가운데 대우건설·현대건설·삼성물산·DL이앤씨 등 ‘빅5’ 건설사가 하이엔드 브랜드로 참여한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한남뉴타운은 소형 빌라 투자금만 30억~40억 원에 추가 분담금도 10억 원 이상 들 수 있지만 반포 지역 시세를 볼 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며 “특히 4·5구역은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리스크가 크게 줄어든 데다 한강 조망 가능성이 높아 여전히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F-35A ‘부품 돌려막기’ 심각…전력화 7년인데 실전배치 21년 F-15K 보다 훨씬 많아
- “서울 올라오라는데 표가 없다”…세종청사 덮친 KTX 예매난
- 트럼프, 이란 재촉하며 “아무것도 안 남을 것” 이란 “미군기지 폐쇄될 것”(종합)
- “충성심 없어” 저격에 3선 좌절...트럼프에 반기 들면 정치생명 끝
- “새차 안 산다”…노후차 역대 최다, 10대 중 4대는 10년 넘었다
- 백종원 칼 갈았는데…더본, 10거래일 하락·4개 분기 적자
- 알쏭달쏭 中 ‘건설·전략적 안정관계’…“美 겨냥 함정”
- 스승의 날에 웃지 못한 선생님들… ‘책임 전가’ 공문에, 폭행 당한 사연도
- “건강하시라고 모시고 살았는데”…자녀와 단둘이 사는 노인, 술 더 마신다
- “中서 받은 물건 다 버리고 타라”…에어포스원 앞 쓰레기통, 왜 있었나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