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은 야권 연대, 현실은 각개전투…포천 진보당 ‘리더십 파행’

이광덕 기자 2026. 5. 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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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성 “상의 없는 독단” 사퇴 요구
도당 위원장도 이명원 ‘불통’ 지적
당원들 차가운 관망…연대 역풍 우려
▲ 진보당 김보성 포천시의원 후보가 18일 포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원 지역위원장의 독단적 단일화를 비판하고 있다. 김 후보는 당내 '리더십 파행' 속에서도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뛰겠다고 강조했다. /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6·3 지방선거를 19일 앞두고 성사된 더불어민주당 박윤국 후보와 진보당 이명원 전 후보 간의 단일화를 둘러싸고, 진보당 포천지역 조직이 '당론(명분)'과 '출마자 생존(현실)'이 정면충돌하는 깊은 내홍에 휩싸였다.

당 지도부는 단일화가 공론화된 결정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현장 출마자는 절차적 독단성을 문제 삼으며 리더십 불신임을 선언하고 나서 선거 막판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포천시의원 가선거구에 출마한 진보당 김보성 후보는 18일 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원 지역위원장이 후보자들과 공식적인 논의 없이 중요한 정치적 판단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이는 당내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 후보가 정면 불신임 카드를 꺼내 든 배경에는 현장 출마자들의 절박한 '생존권'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시장 후보라는 구심점이 사라지면서 정당 지지율 하락과 지지층 이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시장 후보 사퇴로 현장 후보들을 사실상 각개전투 상황의 사지로 내몰았다"며 "이 사태를 만든 지역위원장은 무책임한 행동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사퇴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선언하며 독자 선거체제 구축을 공식화했다.

이명원 지역위원장은 이번 단일화가 당내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친 '당론'에 기초한 결정이라며 김 후보의 '독단적 야합' 주장에 일단 선을 그었다. 큰 틀의 야권 연대라는 명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갈등의 불씨는 이명원 위원장의 '소통 부재'와 '태도'로 옮겨붙고 있다. 김 후보는 "진보당 경기도당 위원장은 '이명원 지역위원장이 당원 및 현장 후보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단독으로 단일화를 감행한 것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사과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단일화라는 정책적 방향은 맞을지언정, 현장에서 뛰는 출마자를 소외시킨 이 위원장의 '불통 리더십'에는 상급 기관도 제동을 건 셈이다. 하지만 이 전 후보는 현재까지 이와 관련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번 갈등을 바라보는 당원들의 시선이다. 김 후보는 "현재 포천 내 진보당 당원은 약 600여 명이 있다"면서도 "비상대책위 추진을 요구했으나 정작 당원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씁쓸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당원들이 단체 행동에 나서기보다 무거운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은, 갑작스러운 단일화와 내부 분열에 따른 당혹감과 피로감이 겹친 '차가운 관망'으로 풀이된다.

지역 정계에서는 이번 포천 진보당 사태를 거대 야권 연대라는 명분 아래 기초 출마자의 현실적 생존권이 희생당하는 '단일화 잔혹사'의 전형으로 보고 있다.

김보성 후보가 "시민들과 약속한 완주를 통해 진보당 후보로서 끝까지 뛰겠다"며 독자 행보를 선언한 가운데, 이명원 위원장과의 개인적 갈등 봉합과 당원들의 마음을 돌릴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민주당 박윤국 후보와의 단일화 시너지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포천=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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