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배달 생태계와 모빌리티 결합…韓 생활플랫폼 주도권 노린다 [시그널]

권순철 기자 2026. 5. 18. 17:3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버-네이버컨소, 배민 인수 추진]
카모 지분도 50% 이상 확보 나서
배민 포함 10조대 자금 투입 전망
카카오-TPG 주주간 이견은 변수
네이버는 퀵커머스로 쿠팡 견제
‘한국판 아마존’ 올라설 발판 마련

이 기사는 2026년 5월 18일 16:37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Signal)' 에 표출됐습니다.

글로벌 모빌리티 공룡 우버가 한국 시장에서 배달·모빌리티 분야 전방위 투자를 계획하고 나선 것은 치밀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우버가 배달의민족 인수를 완수하고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까지 성공적으로 결합한다면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지형은 우버가 주도권을 쥐는 방식으로 대대적인 전환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e커머스 시장에서 쿠팡과 경쟁하는 네이버도 아마존과 같은 스마트스토어로 도약하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새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가운데 우버의 컨소시엄 구성 제안을 전격 수용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버는 한국 시장에서 배달과 이동 인프라를 석권하겠다는 초대형 투자 청사진을 구상하고 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배민의 예상 인수 가격은 8조 원 안팎이다. 우버와 네이버 컨소시엄의 ‘8대2’ 지분율을 적용하면 우버가 직접 조달해야 할 자금만 6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국내 택시 호출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소수 지분 인수와 추후 경영권 확보를 위한 추가 지분 매입까지 염두에 둘 경우 배민 포함 양 사 지분 확보에만 총 10조 원대의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한국 시장 내 택시 호출과 배달 플랫폼 양대 부문에서 부진을 겪었던 우버가 대규모 자본을 앞세워 로컬 1위 사업자들을 삼키는 정공법으로 선회한 셈이다.

우버와 네이버가 지분 구도를 ‘8대2’로 짠 배경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문턱을 넘겠다는 고도의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행 공정거래법 제11조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이 다른 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20 이상을 소유하게 되는 경우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한다.

현재 두나무 합병 건으로 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는 네이버로서는 배민 인수로 인한 독과점 논란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의 지분율을 규제 기준선 바로 아래인 19.9%로 묶어두면서 심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회피하겠다는 게 컨소시엄의 복안으로 풀이된다.

우버 역시 지배력과 신뢰도가 높은 네이버를 파트너로 활용해 한국 시장에서 자리 잡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우버는 한국에서 쓰라린 실패 경험을 갖고 있다. SK그룹과의 합작법인 우티(UT)가 수년간 고전하자 지난해 협력 관계를 청산하고 잔여 지분 49%를 전량 매입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에 앞서 2019년에는 우버이츠를 철수시킨 바 있다. 배민 인수를 통해 미국의 우버이츠 사업을 확장하게 되면 쿠팡이츠와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버의 야심은 배달 시장에만 머물지 않고 국내 모빌리티 분야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우버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대주주 측에도 경영권 인수 의향을 전달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재무적투자자(FI)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 28%와 칼라일의 지분 17%를 흡수하고 여기에 대주주인 카카오 측 지분(57.2%) 일부까지 묶어 궁극적으로는 총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경영권까지 손에 쥐겠다는 시나리오다. 다만 이 같은 구상은 의견 차를 드러내고 있는 카카오와 TPG의 합의에 달렸다. 카카오 관계자도 “보유중인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을 매각할 의사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햇다.

실제 우버의 구상대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이동 인프라와 배민의 라이더 풀이 결합하면 퀵서비스 등 도심 라스트마일 물류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미 서류 등 퀵 배송 시장에서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리며 신사업 확장 역량을 증명해냈다. 배민의 플랫폼까지 결합될 경우 앞으로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택시 등 차량 호출망과 배달 물류망이 우버의 시스템 하나로 통제되는 구조다.

네이버 역시 우버와의 동맹을 중장기 사업 경쟁력을 제고할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네이버는 최근 컬리·넷플릭스 등 이종 산업의 대표 플랫폼 기업들과 잇따라 제휴를 체결하며 멤버십 혜택 다양화와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전력을 다해왔다. 특히 이달 30일 우버와 공동으로 새로운 택시 호출 서비스를 국내에 선보이는 데 이어 유료 회원제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우버의 글로벌 멤버십 서비스인 ‘우버 원’을 연계하기로 확정하는 등 양 사의 전략적 밀월 관계는 이미 본궤도에 오른 상태다.

네이버가 독과점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배민 인수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는 궁극적인 배경에는 쿠팡 견제가 자리 잡고 있다.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으로 다소 주춤한 틈을 타 ‘배민+카카오모빌리티’ 인프라를 확보하고 새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면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게 된다. 네이버는 자사 쇼핑 플랫폼을 앞세워 ‘한국판 아마존’의 지위를 노려왔지만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해 고심해왔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버가 배민을 시작으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까지 인수에 성공할 경우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의 지형이 큰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이상 눈물은 NAVER... 배민, 네이버 주가의 마지막 심폐소생술 될까?

권순철 기자 kssunchul@sedaily.com이충희 기자 midsun@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