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PGA 챔피언십 제패한 라이는 '미스터 나이스 가이'
성격 좋고 겸손하고 차분한 선수 평가
동반 플레이어 생각해 과한 세리머니 자제
인도계 이민자 가정서 자라…"부모님에 근면성 배워"
쇼플리 "아무도 보지 않을 때 꾸준히 노력하는 선수"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2026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제108회 PGA 챔피언십(총상금 2050만 달러)을 제패한 에런 라이(잉글랜드)는 투어에서 ‘미스터 나이스 가이(Mr. Nice Guy)’로 통한다. 단순히 성격이 좋은 수준을 넘어, 실제로 매우 겸손하고 차분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라이는 17번홀(파3)에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짓는 20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고도 과한 감정 표현 대신 담담하게 갤러리를 향해 손을 흔드는 정도로 반응했다.
라이는 양손에 장갑을 끼는 독특한 스타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이 습관 역시 어린 시절의 환경과 깊은 관련이 있다.
잉글랜드 울버햄프턴에서 자란 그는 아버지 암리크 싱의 영향을 받아 골프를 시작했다. 아버지는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영국에서 태어났고, 어머니 달비르는 10대 시절 케냐에서 영국으로 이주했다.
원래 테니스 선수였던 아버지는 아들의 스윙을 보고 골프 재능을 알아봤다. 이후 직접 골프 책을 읽고 타이거 우즈 영상을 보며 아들을 지도했다.
어머니 병원 정신건강 간호사로 일했고, 에어로빅 강사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아들의 골프 비용을 마련했다. 어린 라이에게 사준 타이틀리스트 클럽은 가족 형편에 비해 큰 지출이었다. 아버지는 클럽 홈을 핀으로 닦고 베이비 오일까지 발라가며 장비를 관리했다. 아이언에 헤드 커버를 씌우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지금도 라이는 모든 아이언에 헤드 커버를 씌운다. 자신의 출발점과 부모의 희생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양손 장갑 역시 마찬가지다. 한 주민이 지역 신문을 통해 라이의 기사를 본 뒤 영국의 추운 날씨에 적합한 방수 장갑 한 켤레를 선물했고, 그것이 양손 장갑의 시작이됐다. 이후 그는 그 습관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라이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1995년생인 그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카드를 두 차례나 잃었고, 퀄리파잉(Q) 스쿨을 통해 다시 시드를 따내야 했다. 2012년 프로로 전향했지만 첫 프로 우승은 2015년에야 나왔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승 역시 2024년에 기록했다.
라이는 겸손함과 올바른 삶의 태도를 가족과 골프를 통해 배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가치관은 대부분 성장 과정에서 비롯됐다”며 “골프는 아주 어릴 때부터 내 삶의 큰 부분이었지만, 어머니와 형제들은 항상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골프 자체가 사람을 굉장히 겸손하게 만드는 스포츠”라며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규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한 근면성 역시 가족에게서 배웠다고 했다.
라이는 “아버지는 항상 노력과 헌신의 중요성을 강조하셨고, 골프를 둘러싼 좋은 습관을 꾸준히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는 골프 외적으로도 정말 열심히 일하셨다.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하기도 했고 집안일까지모두 해내셨다”며 “어릴 때부터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계속 들으며 자랐다. 나이가 들수록 그 가치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게 됐고 지금도 계속 이어가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내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며 “동반자이자 친구, 인생을 함께하는 사람으로서뿐 아니라 내 골프를 위한 진정한 지원군이기도 하다. 지금의 나는 아내 없이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의 사고방식과 조언, 생각들은 정말 큰 도움이 된다”며 “기술적인 부분이든, 내가 어떤 태도로 자신을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이든 모두 엄청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를 앞둔 밤, 라이는 아내에게 “우승하면 모든 것이 달라질 것 같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그의 독특한 습관과 조용한 삶까지 대중의 관심에 놓이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하지만 아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는 같은 사람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그를 안심시켰다.
하루 뒤, 라이는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우승을 축하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잠시 고민하던 라이 대신 아내가 “아마 치폴레를 먹을 것”이라고 답했다. 라이는 웃으며 “원정 경기 때 치폴레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첫 메이저 우승으로 많은 것이 달라지겠지만, 초심과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으려는 그의 인품과 성실함은 동료 선수들도 높이 평가했다.
메이저 대회 2승의잰더 쇼플리(미국)는 “누군가가 나보다 훨씬 더 열심히 노력한다고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에런은 항상 체육관에 있고 항상 연습장에 있다”며 “메이저 챔피언이 된다는 건 결국 그런 것이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 꾸준히 노력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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