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에 죽을 뻔했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였던 독일 골퍼, 13년 만에 LET 챔피언 등극…유럽 골프계 깊은 감동

박대현 기자 2026. 5. 1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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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여자 프로 골퍼인 레오니 하름이 기적 같은 인생 역전 스토리를 써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독일 여자 프로 골퍼가 기적 같은 인생 역전을 이뤄냈다.

레오니 하름(독일)은 18일(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의 그린이글 골프클럽(파73)에서 열린 2026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아문디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9타를 제출했다.

나흘 합계 10언더파 282타를 쌓아 알렉산더 카산드라(남아공)를 1타 차로 제치고 LET 데뷔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유럽 언론은 하름의 프로 첫 승보다 첫 승을 이루기까지 '여정'을 크게 조명했다.

1997년생 여성 골퍼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2013년 하름은 치명적인 교통사고로 생사 갈림길에 섰다.

그의 나이 불과 열여섯 때였다.

스코틀랜드 매체 '벙커드'는 "하름의 인생사는 그 자체로 드라마에 가깝다. 10대 시절 그는 음주운전 차량에 치이는 대형 사고를 당했고 당시 의료진은 생존 가능성을 단 1%로 봤다"면서 "사고 직후 혼수상태에 빠졌고 의료진은 (깨어난다 해도) 뇌 손상이 어느 정도일지조차 예측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골프채를 계속 쥐기는커녕 생을 이어 갈 수 있을지 여부조차 불투명했다. 하나 사고 이후 13년이 흐른 지금, 하름은 기어이 LET 정상에 오르며 감동적인 스토리를 완성했다"고 귀띔했다.

하름은 2023년 ‘골프 다이제스트’와 인터뷰에서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떠올린 바 있다.

“병원에서 의학적 혼수상태를 진단받았다. 하루 정도 지나자 생체 신호가 안정되기 시작했다. 하나 계속 혼수상태를 유지하면 (장기적으로) 뇌 손상 위험이 있어 의료진이 나를 깨웠다. 그 누구도 뇌 손상이 어느 정도일지, 다시 걸을 수는 있을지 알지 못했다.”

“다행히 나는 괜찮았다. 그런데 내가 가장 먼저 한 질문은 몇 주 뒤 열리는 독일 주니어 챔피언십에 출전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당시엔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전혀 몰랐다”며 씩 웃었다.

▲ 유럽 언론은 레오니 하름의 프로 첫 승보다 첫 승을 이루기까지 '여정'을 크게 조명했다. 1997년생 독일 여성 골퍼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2013년 하름은 치명적인 교통사고로 생사 갈림길에 섰다. 그의 나이 불과 열여섯 때였다.ⓒ 'Ladies European Tour' SNS

하름은 아문디 마스터스 첫날부터 인상적인 샷 감을 뽐냈다.

대회 1라운드에서 코스 레코드인 8언더파 65타를 적어내 완벽한 스타트를 끊었다.

다만 2라운드에선 2오버파 75타로 다소 주춤했다.

3라운드 역시 73타로 이븐파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종 라운드에서 마지막 2개 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4타를 줄이는 데 성공하면서 끝내 리더보드 최상단을 지켜냈다.

하름은 경기 뒤 “2022년에도 (이 대회)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미끄러진 기억이 있는데 이번엔 끝까지 리드를 지켜 정말 기쁘다”면서 “(자국) 독일 팬들 앞에서 우승해 더욱 특별하다. 정말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고 큰 힘이 됐다”며 생애 첫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회 운영도 훌륭했고 독일 골퍼 여럿이 (안방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면서 팬들도 많이 찾아와주셨다”며 “여자 골프 전체와 독일 여자 골프를 위해서도 정말 의미 있는 순간”이라 덧붙였다.

▲ 레오니 하름은 교통사고 이후에도 한 차례 더 시련을 겪었다. 어머니를 암으로 떠나보내는 아픔을 견뎌야 했다. ⓒ 스코틀랜드 '벙커드'

하름은 교통사고 이후에도 한 차례 더 시련을 겪었다.

어머니를 암으로 떠나보내는 아픔을 견뎌야 했다.

그는 아문디 마스터스 우승 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담담하게 속내를 털어놨다.

“회복력과 끈기는 분명 중요한 가치다. 나 역시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할 순간이 있었다. 하나 지금은 정신적으로 정말 좋은 상태에 있다 느낀다. 그리고 그런 마음 상태가 골프에서의 성공과 함께 찾아왔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며 해사하게 웃었다.

“(돌이켜보면) 늘 괴로워할 필요는 없었다. 조금 더 스스로를 용서하고 조급해하지 않았더라면 더 행복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내 자신이 스스로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다. 나 자신과 싸우기보다 함께 나아가는 법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 사실 나는 인생 대부분을 스스로와 싸우며 살아왔던 것 같다”며 이립(而立)이 아닌 지천명(知天命)에 가까운 성숙한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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