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두 달에 미국보다 연 300시간 일 덜하는 프랑스 [손진석의 머니워치]

손진석 기자 2026. 5. 1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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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선일보 손진석 기자입니다. 이번 ‘손진석의 머니워치’ 영상에서는 프랑스인들이 나라가 경제적 위기에 빠져 있다는 경고가 넘쳐도 왜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가를 다룹니다. 프랑스는 요즘 국가 채무가 심각한 데다, 저성장과 실업난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은 휴식이 많은 여유 있는 삶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프랑스 근로자의 연간 노동시간은 딱 1500시간입니다. 한국(1872시간)보다는 400시간 가까이 근로시간이 짧습니다. 미국(1799시간)과 비교해도 거의 연 300시간 일을 덜합니다. OECD 평균(1742시간)과 비교해도 프랑스의 근로시간은 상당히 짧은 편입니다. 프랑스가 미국보다 못 사는 나라인데, 일을 더 적게 하니 격차가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2025년 기준으로 프랑스의 1인당 GDP는 미국의 모든 주보다 더 낮고요. 캘리포니아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습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프랑스는 법률상 정해진 연간 휴가 일수가 36일에 달합니다. 법정 의무휴가가 25일이고요. 법정 공휴일이 11일이기 때문입니다. 이것만 하더라도 주중 기준이라 7주를 쉰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의 휴가는 이 정도에 그치지 않습니다. RTT(Réduction du Temps de Travail)라는 제도가 있어서 1~3주 정도는 휴가를 더 쓸 수 있습니다. 프랑스는 주 35시간제를 채택하고 있는데요. 일하다 보면 주 35시간보다 더 길게 일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이때 초과해서 일한 시간을 돈으로 받지 않고 모아서 휴가로 돌려받는 제도가 RTT입니다. 그래서 RTT까지 합쳐 연중 휴가가 9~10주에 달하는 프랑스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1년에 두달 넘게 쉬는 프랑스인들이 적지 않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모든 프랑스인들이 정규직으로서 안정감 속에서 높은 임금을 받으며 호사를 누리는 것으로 보는 건 오해입니다. 짧게 일하면서도 여유로운 삶을 사는 건 정규직들에 국한되는 이야기이고요. 일자리의 질이 나쁜 비정규직들은 어쩔 수 없이 파트 타임으로 짧게 일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에서는 ‘더 오래 일하고 싶다’는 응답이 20~30%가 꾸준히 나옵니다.

우리나라도 공휴일이 많이 늘었습니다. 올해 노동절과 제헌절이 추가로 법정 공휴일이 되면서 연간 법정 공휴일이 16일에 달하고 법정 의무휴가도 15일이 있습니다. 합쳐서 31일인데요. 아직은 각 36일씩인 프랑스나 스페인보다는 적지만 29일인 독일이나 28일인 영국과 비교해서는 나라에서 정해놓은 휴일은 이미 더 많아졌습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연주

경제 성장이 지체되면 과거에 고성장 시기에 만들어놓은 여유 있는 사회 시스템이나 복지 혜택이 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유 있게 살아가는 시스템이라는 건 인간이 후퇴를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번 ‘손진석의 머니워치’에서는 왜 프랑스인들이 나랏빚이 심각하다는 경고가 들어와도 연금개혁에 극렬하게 반대하는지, 왜 프랑스의 중소기업 경영자가 주 35시간제를 “프랑스가 2차대전 이후 만든 법률 중에서 가장 바보 같은 법”이라고 했는지를 심층 분석합니다. 또한 왜 프랑스에서 5월이 휴가철로 정착됐는지와 휴가를 길게 쓰는 프랑스인들이 일할 때는 열심히 하는지도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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