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美국채 '발작' 등에 변동성↑…상승마감했지만 불안불안(종합)
'한국형 공포지수' 10% 급등한 82.23…이란전쟁 발발직후 수준
변동성 확대·급락 지속시 피해 우려에도 개인은 여전히 순매수 행보
"당분간 중립 이하 주가행보 불가피" vs "상승재료 훼손되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코스피가 '8천피' 터치 이후 급락세를 보이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형 공포지수'도 한때 이란 전쟁 발발 직후 수준으로 치솟았다.
1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롤러코스터 장세 끝에 전장보다 22.86포인트(0.31%) 오른 7,516.04로 장을 마쳤다.
49.89포인트(0.67%) 내린 7,443.29로 출발한 지수는 개장 직후 한때 4.68% 내린 7,142.71까지 밀렸다.
상승 마감했지만 변동성은 커지고 있다.
전 거래일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8,046.78)보다 무려 904.07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날도 장중 최고, 최저치 변동폭은 493.49포인트에 달했다.
이에 유가증권시장에선 15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으로 사이드카가 발동돼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이 일시적으로 정지됐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 15일 사상 처음으로 '8천피'를 찍은 후 급락 전환, 488.23포인트(6.12%) 내린 7,493.18에 장을 마치며 3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당일 코스피 하락폭(488.23포인트·종가 기준)은 역대 두 번째로 컸다.
이후에도 시장참여자들의 불안이 잦아들지 않으면서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이날 오전 한때 전장보다 10.07% 급등한 82.23까지 치솟았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전쟁이 발발한 충격으로 코스피가 급등락을 거듭한 3월 초(3월 4일 80.85, 3월 5일 83.58)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VKOSPI는 중동 리스크가 다소 완화된 4월 17일 48.51까지 하락하며 안정을 되찾는 듯 했으나, 이후 코스피가 전쟁 이전 고점을 돌파하고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자 함께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VKOSPI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보통 코스피가 급락할 때 오르는 특성이 있지만, 상승장에서 투자자들이 갖는 불안심리가 커질 경우에도 오르는 경우가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월 초 이후 이달 15일까지 52.72% 상승하는 등 글로벌 반도체 초강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같은 기간 48.31%의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단기간 급등에 따른 부담도 그만큼 커졌던 셈이다.
그런 상황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지난주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되고, 고(高)유가에 따른 물가 불안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우려가 재부각되자 주식시장은 격한 조정에 직면했다.
방아쇠가 된 것은 미국을 시작으로 일본, 한국 등 주요국의 국채금리가 연쇄적으로 급등하는 상황이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금리가 전 만기물 공히 심리/역사적 상방 저항선 이상으로 빠르게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동반 침체를 야기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15일 종가 기준 2년물은 4.08%로 임계선 4.0%선을, 10년물은 4.60%로 임계선 4.5%선을, 30년물은 5.13%로 임계선 5.0%선을 웃돌았다"면서 "관세와 유가 등 지정학적 물가 충격이 확산됐고,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이 급부상한 데다, 미국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와 글로벌 국채시장 투매공세 릴레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그간 해당 임계선 이상으로의 시장금리 상승은 금융시장 긴축 발작의 핵심 도화선으로 기능했던 바, 국내외 증시는 동 임계선 이하로의 시장금리 하향 안정화 없이는 당분간 중립 이하의 주가 행보가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본 국채 금리가 추경 검토 소식 등이 겹치며 10bp(1bp=0.01%포인트)나 급등했고, 이에 한국 국채금리도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이란 우려가 지속되며 미국 시간외 선물 낙폭이 확대됐다"고 전했다.
그는 "높은 국채 금리가 장기화 될 경우 실질 소비의 위축을 야기할 수 있고, 이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각국의 경기둔화 우려를 자극할 것"이라며 "한국 증시는 개인의 공격적 순매수에 지수 낙폭이 크게 축소됐지만 글로벌 시장의 전반적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런 가운데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순매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6천516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7천선 돌파 이튿날인 지난 7일 이후 8거래일 연속으로 한국 주식을 순매도 중이며 7∼18일간 순매도한 규모는 도합 35조5찬423억원으로 집계된다.
반면, 개미들은 순매수와 비중확대 기조를 유지 중이다.
개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천87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행진이 시작된 지난 7일 이후 이날까지의 개인 순매수액은 도합 32조6천881억원으로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도액과 거의 동일한 규모다.
개인투자자의 국내증시 복귀에 따른 자금유입은 코스피가 지난 15일 사상 첫 8,000선 돌파라는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그런 만큼 하락세가 고착화한다면 국내 주식시장 참여자의 다수를 점하는 개인이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기에 일각에선 안전자산이나 미국 증시 등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도 보이지만, 대다수 투자자는 이번 조정을 일시적 노이즈로 인식하는 모습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이익 모멘텀 개선,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가능성 등 기존 증시 상승 재료는 훼손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며, 주가 상승 속도 자체가 단기 리스크 요인이었던 것도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라면서 이러한 속도부담이 미국 채권금리 급등과 맞물리며 증시에 단기적 포지션 청산 유인을 제공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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