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오늘도 ‘무표정’ 북한 여자축구단… 우리 가까워질 수 있을까?

유혜연 2026. 5. 1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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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축구단, 내일 AWCL ‘4강’
수원 입성하며 여전히 표정 긴장
시민사회는 공동응원 준비 ‘반색’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하 내고향 축구단)이 수원에 입성하면서 선수단 경호·동선 관리 등 철저한 보안 속 숙소 주변 일대에서는 삼엄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입국 당시 무표정으로 일관하며 1분여 만에 공항을 빠져나간 이들의 모습 역시 화제인 가운데, 여자축구 종목으로는 12년 만의 방한인 데다 응원 열기까지 더해지면서 경기장 밖에서 ‘어디까지 가까이할 수 있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에 출전하는 북한 여자축구팀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8일 훈련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수원시의 한 호텔에서 나오고 있다. 2026.5.18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숙소 앞 경찰 50여 명 배치… 평일에도 객실 예약 ‘불가’

18일 오후 3시25분께 내고향 축구단 숙소인 수원 A호텔 앞. 빨간 양말에 검은 반바지 등 유니폼 차림의 선수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 인력 50여 명이 배치된 가운데 취재진과 일부 시민들이 훈련장으로 향하는 이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입국 당시와 마찬가지로 선수단은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무표정으로 회전문을 통과해 곧장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는 창문 선팅이 짙어 내부가 보이지 않았다. 전날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온 내고향 축구단 35명은 경찰 에스코트를 받으며 당시에도 공항을 순식간에 통과했다.

삼엄한 분위기는 호텔 예약 현황에서도 일부 나타났다. 이날 A호텔 객실 예약 가능 여부를 확인해본 결과, 평일임에도 내고향 축구단이 머무는 기간 동안 객실 예약은 할 수 없었다. A호텔 관계자는 예약을 따로 제한해둔 것이냐는 질의에 “홈페이지에 예약 가능 객실이 없으면 만실인 것”이라고 답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에 출전하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8일 훈련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수원시의 한 호텔에서 나오고 있다. 2026.5.18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냉랭함 아닌 긴장감… 학계 “작은 틈마저 닫을 필요 없다”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냉기가 감도는 북한 선수들의 분위기를 일종의 긴장감으로 읽었다. 북한이 대외 접촉에 엄격한 통제를 가하는 사회인 만큼 선수단이 눈길 하나, 표정 하나까지 의식하며 움직였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냉랭하게 지나갔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얼마나 조심하라는 주의를 받고 나왔겠는가. 눈길 하나 잘못 돌려 사진에 찍혔을 때 생길 수 있는 여러 파장을 의식한 긴장한 모습으로 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김 교수는 “단기적으로 이번 방한이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되거나 대화 재개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지만 완전히 닫힌 남북관계 속에서도 국제 스포츠라는 제도적 틀을 통해 최소한의 접촉면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호들갑 떨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작은 틈마저 스스로 닫아버릴 필요는 없고 이런 접촉을 차분하게 관리하고 축적해나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원시는 대회를 앞두고 경기장 시설 정비와 홍보에 분주했다. 숙소와 식당·경비 마련 등은 아시아축구연맹(AFC)과 중앙정부 소관이었던 가운데, 시설을 점검하고 관내 백화점에 홍보 영상을 송출하며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일정이 확정된 데다 준비 기간이 한 달밖에 되지 않아 빠듯하게 움직였다”고 전했다.

18일 오후 3시25분께 수원시내 한 호텔에서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경기를 앞두고 훈련장에 가 연습을 하기 위해 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내고향 축구단은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2026.5.18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응원은 되지만 사적 접촉은 안 된다… 법적 경계는 어디​​​​​​​​​​​​​​​​까지?

삼엄한 관리 속에 ‘숙소 앞에서 북한 선수를 만나도 되나’는 의문도 곳곳에서 나온다. 남북교류협력법상 남한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에 참석한 북한 주민과의 접촉은 사후신고 예외 대상이지만 이는 ‘행사 목적 내에서 당연히 인정되는 접촉’에 한정된다. 경기장 안 응원과 달리 숙소 인근에서의 사적 접촉 시도는 신고 없이는 3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과거 헌법재판소는 접촉 상대가 특정되지 않더라도 접촉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존재하면 사전 승인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법 개정을 거치며 해외 우발적 접촉 등 일부 예외 범주가 넓어지는 등 시대 흐름에 따라 조금씩 완화돼 왔으나 사전신고를 원칙으로 하는 기본 틀은 유지되고 있다.

■시민사회 ‘환영’… 200여 단체 공동응원단 꾸려​​​​​​​​​​​​​​​​

시민사회는 오랜만의 북한 선수단 방한을 반기는 분위기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등 200여 개 단체는 3천여 명 규모의 공동응원단을 꾸렸으며 통일부는 남북협력기금 3억원가량을 응원 경비로 지원하기로 했다.

황남순 자주통일평화연대 정책홍보실장은 “오랜만에 북측 선수단이 한국을 찾은 만큼 환영하고 선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응원에 나설 것”이라며 “수원FC 위민과 내고향 중 어느 팀이 결승에 올라가든 끝까지 함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FC 위민과 내고향 축구단의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은 오는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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