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상급병원 문턱…경증환자 '진료 사각지대' 우려 확산
피부질환·수지접합 등 일부 환자군, 1·2차 의료기관 진료 기피 소외
대학병원 내부에도 변화 감지…경증 진료 이용 자제 분위기 확산
![보건복지부는 추후 제6기(2027~2029년)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부터 절대평가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중심 기능 강화를 위해 지정 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의료 현장에선 경증환자 의료 공백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출처=오픈AI]](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8/552778-MxRVZOo/20260518160359665snhv.jpg)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중심 기능 강화를 위해 지정 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의료 현장에선 경증환자 의료 공백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대학병원들이 평가 지표 관리를 위해 경증환자 유입을 줄일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는 가운데, 일부 1·2차 의료기관 역시 수익성과 인력 부담 등을 이유로 특정 환자 진료를 기피하면서 환자들이 '진료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추후 제6기(2027~2029년)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부터 절대평가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입원환자 중 전문·진료질병군 비율은 기존 34% 이상에서 38% 이상으로 상향되며, 외래환자 중 의원중점 외래질환 비율은 기존 7% 이하에서 5% 이하로 낮아진다. 상급종합병원이 보다 중증·희귀·난치 질환 중심으로 환자 구성을 재편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현장에서는 중증환자 비율 확대보다 경증환자 비율 축소가 병원 운영에 더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학병원 입장에서는 외래 환자 구조 자체를 관리해야 하는 만큼, 경증 질환 환자 유입을 최소화해야 평가상 불이익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의 상급종합병워 지정 평가 개편안에 따르면 입원환자 중 전문·진료질병군 비율은 기존 34% 이상에서 38% 이상으로 상향되며, 외래환자 중 의원중점 외래질환 비율은 기존 7% 이하에서 5% 이하로 낮아진다. [출처=픽사베이]](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8/552778-MxRVZOo/20260518160400943jkso.jpg)
◆피부질환·수지접합 환자 이중 소외…"1·2차도, 3차도 문턱 높아져"
문제는 이미 일부 병·의원에서 특정 환자 진료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 현장에서는 일부 피부과 의원들이 수익성이 높은 미용 진료에 집중하면서 아토피, 만성 피부염, 흑색종 의심 병변 등 치료 목적 환자 진료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환자들은 결국 대학병원으로 이동하지만, 상급병원 역시 경증환자 비율 관리 압박을 받으면서 해당 환자 유입을 적극적으로 받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저중증으로 분류되는 환자 진료를 보다 선별적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이 경우 환자는 동네병원과 상급병원 사이를 오가며 적절한 치료기관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수지접합 역시 유사한 사례로 꼽힌다. 이 분야는 야간·응급 인력 부담이 큰 데다 수가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일부 의료기관이 적극 수용을 꺼리는 부문으로 거론된다.
환자 입장에서는 손가락 절단 사고가 중대한 응급상황이지만, 평가 체계상 일부 단순 수지 절단은 상대적으로 낮은 중증도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환자 체감 중증도와 제도상 분류 기준 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대학병원 관계자들은 상급종합병원 중증화 정책의 방향성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현행 평가 구조가 지나치게 경증환자 유입 억제에 초점을 맞출 경우 현실적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출처=픽사베이]](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8/552778-MxRVZOo/20260518160402231urvp.jpg)
◆"직원 가족도 경증이면 병원 이용 자제"…대학병원 내부도 분위기 변화
이 같은 분위기는 병원 내부에서도 감지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직원 본인과 가족에게 의료비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경증 진료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자사 병원 이용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직원 본인 60%, 배우자 50%, 기타 가족 30% 수준 등 직원·가족 대상 의료비 감면 혜택이 있음에도 경증 질환 진료는 외부 병·의원 이용을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병원 평가에서 외래 경증환자 비율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구성원들 역시 자연스럽게 이를 의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학병원 관계자들은 상급종합병원 중증화 정책의 방향성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현행 평가 구조가 지나치게 경증환자 유입 억제에 초점을 맞출 경우 현실적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중심 기능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의원·병원급 의료기관의 필수 진료 기능과 회송 체계가 함께 정비되지 않은 상태로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문턱만 높이면 일부 환자는 의료 전달체계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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