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도 일본행 할인 전쟁은 여전…항공업계, 끝나지 않은 '치킨게임'

유류비 인상은 원가 상승 요인이지만, 항공사들이 좌석수를 채우지 못하는 데서 오는 손해가 더 크기 때문에 경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다음달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를 대비한 각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운임 경쟁은 한층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의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현행 거리비례 체계 도입 이후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MOPS) 가격과 환율을 기준으로 산정되며, 최근 국제유가 상승 흐름이 반영되면서 단기간에 급등했다. 이로 인해 일본·중국 등 단거리 노선 기준 편도 약 7만5000원 수준의 유류할증료가 부과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유류할증료와 실제 항공권 가격 간 괴리가 일본 노선에서 특히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원가 성격의 유류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일본 노선에서는 항공사 간 특가 경쟁이 지속되면서 소비자 체감 운임은 낮게 형성되는 구간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티웨이항공은 이달 20일까지 국제선 전 노선을 대상으로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일본 노선에 최대 11% 즉시 할인과 추가 쿠폰 중복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탑승 기간도 8월 이후 가을 성수기까지 포함되면서 단기 수요 대응을 넘어 장기 수요 선점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스타항공 역시 부산발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최대 94% 할인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에어부산도 일본 노선에서 편도 약 9만~10만 원대 수준의 특가 운임을 제시하며 수요 유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항공사와 온라인 여행사(OTA)를 중심으로 즉시 할인, 쿠폰, 카드 제휴 할인 등이 동시에 전개되면서 가격 경쟁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의 구조적 특성과 맞물려 있다.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이스타항공·에어서울 등 주요 LCC들이 협동체 기재 중심의 운항 구조로 인해 중·장거리 노선 확대에 제약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재 회전율이 높고 상대적으로 수요가 안정적인 일본 노선에 공급이 집중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유류할증료 하락 전망에도 일본 노선 가격 경쟁 지속
또한 이에 더해 다음달부터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하락 전환할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운임 경쟁 압박은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6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현행 33단계보다 5~6단계 낮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국제항공유 가격 하락 흐름이 반영된 결과로, 싱가포르 항공유(MOPS) 평균 가격이 조정 구간에 진입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들도 이날 6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공개했으며, 산정 기준이 되는 항공유 가격 하락 영향으로 일본·중국 등 단거리 노선을 포함해 전 구간에서 일제히 하향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거리비례 구간 기준으로도 일본 주요 노선이 포함된 중·단거리 구간에서 전월 대비 부담이 감소하는 흐름이 확인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비용 완화 효과가 일본 노선의 운임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에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공급 경쟁이 구조적으로 과열된 상황에서 유류할증료 하락은 항공사들이 가격 경쟁을 유지하거나 강화할 수 있는 여지를 오히려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점유율 확보 경쟁이 다시 속도를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 하락은 전반적인 여행 수요 회복에는 긍정적 요인이지만, 일본 노선처럼 이미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을 완화하기보다는 오히려 유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당분간 특가 중심의 운임 경쟁 기조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