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강북구청장 공천 시끌

신현보 2026. 5. 1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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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이승훈 대신 정창수 전략공천…지지자 반발 계속
공천 과정에서 공방 커지며 친명·비명 갈등 재점화
민주당 강북구청장 후보로 선출됐다 탈락한 이승훈 변호사(좌)와 전략공천된 정창수 후보. 출처=유튜브,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강북구청장 후보 교체를 둘러싸고 당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아동 성범죄 가해자 변호' 이력으로 논란이 된 이승훈 후보 대신 공무상비밀누설죄로 실형을 살았던 정창수 전 나라살림연구소장을 전략공천했다. 이 후보와 지지자들은 공천 결과에 반발하고 있으며 후보 재심 요구 과정에서 친명·비명계 갈등까지 겹치며 당내 갈등이 커지는 분위기다.

 ◇ 정창수 전과 이유는 한미 FTA 문건 유출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후보는 대법원에서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지난 2009년 6월 징역 9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정 후보는 국회의원 보좌관 재직 당시 한미 FTA 6차 협상을 앞두고 국회 FTA 특별위원회에 보고된 대외비 문건 2건을 복사해 FTA 반대 시민단체 관계자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외비는 비밀 외에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해진 비공개 대상 정보 중 직무 수행상 특별히 보호가 필요한 사항을 말한다. 보호기간이 만료되면 일반문서로 재분류된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유출한 이 사건 문건은 미국과의 FTA 체결 협상을 위한 협상전략과 분야별 쟁점에 대한 대응방향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서, 그와 같은 내용이 일반에 알려진 공지의 사실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 미국이 한국의 우선 관심사와 협상 전략을 미리 파악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우려 △ 한국은 준비한 협상 전략이 노출돼 불리한 지위에서 협상에 임할 가능성 △ 협상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길 위험 등을 거론하며 정 후보가 유출한 문건이 직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봤다.

당시 시민 단체 등에서는 정 후보가 유출한 문건이 공청회나 토론회 등을 통해 충분히 알려진 협상 내용이라는 등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 후보는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FTA 찬반 논란 속에서 제가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했는데, 1~3급 비밀이 아니고 대외비 문건이었다. 판결이 날 때 광우병 파동 이후여서 그런 것들이 고려가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의미와 무관하게 법적 판단이 있었고 그 부분은 이제 다 지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떨어진 후보는 불복

앞서 이 후보는 3차 경선까지 승리하며 강북구청장 민주당 후보가 됐지만 성범죄자 변호 이력에 이어 아동 성범죄자 변호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민주당은 해당 선거구를 전략공천지로 전환하고, 지난 14일 정 후보를 강북구청장 최종 후보로 의결·인준했다.

이 후보 지지자를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들은 이번 후보 교체를 "당원과 구민의 선택을 무시한 공천 개입"이라고 규정하고 반발하고 있다. 이 후보도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사람은 강북구에서 20년을 준비해 3번의 경선을 거쳐 구민의 선택을 받았는데 한 언론사 성범죄 변호 이력 기사 하나를 핑계로 버림을 당하고, 어떤 사람은 아무런 시련도 없이 2주 만에 구청장이 된다?"고 반문하며 "이건 정의가 아닌 것 같다"고 불복 의사를 표했다.

당내에서는 강북을 지역구로 둔 천준호·한민수 민주당 의원 책임론도 제기됐다. 김기옥 전 서울시의원은 최근 지역 주민에게 보낸 문자에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전략선거구 지정은 결국 지난 공천이 잘못됐음을 스스로 자인한 결과"라며 "공천 참사를 초래한 장본인들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장본인'은 천 의원과 한 의원을 가리키는 말이다.

강북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히지만 공천 잡음이 반복된 곳이기도 하다. 지난 총선에서도 성범죄자 변호 이력 논란으로 사퇴한 조수진 변호사에 이어 후보 등록 마감 당일 한민수 의원이 전략공천되며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 계속되는 '친명' 대 '비명'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강북구 주민과 민주당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최 후보를 지지해달라"며 ARS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박 부위원장과 최 후보는 오랜 기간 강북을 기반으로 정치 활동을 함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인 친명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전날 유튜브 새날에 출연해 "저와 천 의원은 당연히 이 후보가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경선에서 경쟁한) 최선 후보가 승복을 안 하고 재심의 재심을 신청했다. 결선할 때 지역에 보수 강경 온라인 매체에 이 후보의 아동 성범죄 변호 관련 기사가 퍼졌다. 그런데도 이 후보가 이겼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선거가 강북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 서울 선거, 지지율이 좁혀지고 있는 험지들 때문에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그런 결정을 했다"고 정 후보 전략공천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한 의원은 "박용진 전 의원이 우리 당 의원들 수십명에게 전화했다. 제가 다 확인했다. 이 후보가 이렇게 됐으니까 최 후보에게 (표를) 달라고 (말이다)"라며 "비판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우리는 민주당원 아니냐. 그럼 민주당의 공천 룰을 가지고 세 번의 경선을 했으면 수용해야 하는 거 아니냐. 상처받은 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전 의원은 이 대통령을 (그간) 얼마나 힘들게 했냐. 그래도 규제합리위원회 부위원장까지 시켰다. 그런데 (최 후보의) 선거운동을 엄청 했다. 제 기준으로 본다면 대통령이 그렇게 배려까지 했으면 그렇게 해야 하냐"고 비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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