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만 경기교통공사 사장 “교통은 복지… 1,400만 도민의 ‘이동 기본권’ 수호할 것”

Q. 제3대 경기교통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경기도 교통의 수장을 맡게 된 소감은.
A. 감사하다. 경기도 교통의 미래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경기교통공사의 사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개인적으로는 무한한 영광이지만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지난 5년은 우리 공사에 있어 ‘설립과 안착’의 시기였다. 광역버스 준공영제 도입,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시행, 그리고 수요응답형 교통수단인 ‘똑버스’의 성공적인 론칭까지 공사는 쉼 없이 달려오며 경기도 교통의 공공성을 확보했다.
제가 맡은 역할은 그동안 구축해온 견고한 기반 위에 ‘정책의 디테일’과 ‘성숙함’을 더하는 것이다. 공사가 단순히 경기도의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을 넘어 현장에서 도민의 목소리를 듣고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교통 전문 싱크탱크’이자 ‘실행 기관’으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갖추도록 하겠다. 도민이 아침 출근길과 저녁 퇴근길에서 ‘교통이 정말 편리해졌다’고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드는 데 제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
Q. 경기교통공사가 설립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도민이 많다. 공사의 정체성을 정의한다면.
A.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넓고 복합적인 지역색을 가진 지자체다. 화려한 빌딩과 아파트가 가득한 신도시가 있는가 하면 평온한 농촌 마을과 활기찬 원도심이 공존한다. 이는 곧 지역마다 필요한 교통 서비스의 형태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교통공사는 이러한 경기도 특유의 지리적·사회적 특성을 고려해 도민의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다. 우리는 단순히 버스를 운행하는 것을 넘어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통해 노선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똑버스와 똑타 같은 혁신적인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해 기존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를 메운다. 또 교통약자를 위한 광역이동지원센터 운영과 어린이·청소년 교통비 지원 사업까지 아우르며 도민의 이동 전 과정을 설계하고 지원하는 ‘교통 전문 공공기관’으로서 존재한다.
Q. 평소 경기도 교통 문제의 본질을 ‘이동 격차’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진단과 철학은.
A. 그동안의 교통 정책은 주로 서울로 향하는 광역교통망의 ‘혼잡도’를 낮추는 데 집중해 왔다. 물론 출퇴근 혼잡 해소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제가 주목하는 더 근본적이고 아픈 문제는 ‘이동의 불평등’이다.
서울과 인접한 신도시는 지하철과 버스 노선이 촘촘하지만 경기도 외곽이나 읍·면지역은 버스를 타기 위해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곳이 여전하다. 똑같은 세금을 내는 도민임에도 거주지역에 따라 이동권에서 소외되는 현상, 이것이 바로 ‘이동 격차’다.
이제는 획일적인 노선 확충 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는 고정된 노선 대신 수요에 따라 움직이는 유연한 교통수단을 투입하고 경제적 사정으로 이동에 제약을 받는 청소년이나 어르신들에게는 직접적인 비용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누구나, 어디서나, 공정하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경기도 교통 행정이 가야 할 궁극적인 길이다.

Q. 공사의 대표 브랜드인 ‘똑버스’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향후 어떤 방향으로 고도화할 계획인지.
A. 똑버스는 한마디로 ‘사용자가 부르면 오는 맞춤형 대중교통’이다. 기존 대중교통의 경직성을 깨뜨린 혁신 사례다. 현재 경기도 20개 시·군에서 322대가 달리고 있는데 이용자 만족도가 매우 높다. 특히 교통 인프라가 갖춰지기 전인 신도시 초기 입주민이나 대중교통 사각지대 주민에게 똑버스는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가 됐다.
여기에 똑타(TALKTA) 플랫폼이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똑타는 버스, 지하철은 물론이고 똑버스 호출과 공유 자전거, 킥보드, 택시까지 하나의 앱으로 해결하는 통합교통서비스(MaaS)다. 앞으로 똑타의 고도화를 통해 결제 시스템을 더욱 간소화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최적 경로 추천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단순히 이동 수단을 연결하는 수준을 넘어 도민의 일상을 연결하는 필수 앱으로 성장시키겠다.
Q. 교통약자와 소외계층을 위한 ‘교통 복지’ 사업도 주요 관심사로 알고 있는데.
A. 교통은 단순히 움직이는 문제가 아니다. 경제활동과 교육, 사회 참여의 전제 조건이다. 따라서 교통은 복지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공사는 현재 중증 보행 장애인을 위한 광역이동지원센터를 운영하며 과거 시·군별로 파편화돼 있던 배차 시스템을 통합해 24시간 운영 체계를 확립했다.
또 ‘어린이·청소년 교통비 지원 사업’을 통해 연간 최대 24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약 50만명의 미래 세대가 이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는 가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대중교통 이용 습관을 길러주는 효과도 있다. 현재 일부 시·군에서 시범 운영 중인 어르신 교통비 지원 사업 역시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각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할 방침이다.
Q.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교통 기술에 대한 공사의 대응 전략은.
A. 미래 교통은 단순히 ‘빠른 차’의 등장이 아니라 ‘데이터의 싸움’이다. 공사는 이미 경기도 지능형교통체계(ITS) 고도화 사업과 광역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방대한 교통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이 데이터는 향후 자율주행 셔틀 운영이나 UAM의 비행경로 설계에 핵심 자산이 될 것이다. 공사는 기술 도입 자체에 매몰되지 않고 그 기술이 어떻게 도민의 안전과 편의로 치환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민간 기업이 시도하기 어려운 공익적 목적의 미래 모빌리티 실증 사업을 주도하며 경기도형 미래 교통생태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겠다. 단순히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도민을 위해’ 앞서가겠다.

Q. 사업 영역이 확장되는 만큼 조직 운영과 예산 효율성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다.
A. 사업이 늘어난다고 해서 무조건 조직을 크게 키우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저는 ‘작지만 강한 조직’을 지향한다. 디지털 전환과 AI 기술을 경영 전반에 도입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겠다.
버스 정산 시스템을 더욱 투명하고 정교하게 고도화해 단 한 푼의 세금도 낭비되지 않도록 막겠다. 공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수익 모델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단순히 도의 대행 사업에만 의존하지 않고 철도 운영 사업 참여나 역세권 개발 등 신규 사업 영역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공사의 재정건전성을 높이고 교통전문 기관으로서의 깊이를 더할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임기 내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 및 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저의 가장 큰 목표는 경기교통공사를 도민이 ‘내 삶을 바꿔준 고마운 파트너’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도 도민이 알지 못하고 누리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똑버스가 어디서 운행되는지, 내가 받을 수 있는 교통비 지원 혜택이 무엇인지 더 쉽고 친절하게 알리는 일부터 시작하겠다.
임기 동안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이동 격차라는 단어가 경기도에서 사라질 수 있도록 모든 열정을 바치겠다. 경기교통공사가 도민 여러분의 출근길을 좀 더 여유롭게, 퇴근길을 좀 더 따뜻하게 만들겠다. 경기도민 여러분의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이선호 기자 lshg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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