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에 뚫린 바라카 원전…'천궁 보유' UAE, 자국 방공망으로 격추

한국형 원전 수출 1호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가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국내 원전 업계와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핵심 시설을 비껴가 인명 피해나 방사능 유출은 없었지만, 중동의 고질적인 지정학적 리스크가 우리 원전 자산을 직접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향후 해외 원전 수출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UAE 국방부는 17일(현지 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방공 시스템이 서부 국경 방향에서 진입한 드론(UAV) 3대 중 2대를 성공적으로 요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 번째 드론이 알 다프라 지역에 위치한 바라카 원전 내부 구역 외곽의 발전기를 타격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공습 직후 현지에 상주하던 한국인 인력 300여 명은 신속히 대피해 화를 면했다.
정부와 원전 당국은 안전 확보 차원에서 현지 직원 일부를 재택·원격 근무로 전환하고 비상 가동 체제에 착수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3호기에 비상 디젤 발전기가 전력을 공급 중"이라고 밝힌 만큼, 외곽 설비 타격으로 인한 외부 전력 차단 취약성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UAE 당국은 이번 요격에 동원된 구체적인 무기체계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방산업계와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UAE가 미국산 패트리엇과 함께 도입해 운용 중인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가 이번 방공 작전에 투입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천궁-Ⅱ는 항공기와 탄도탄을 동시다발적으로 표적·요격할 수 있는 중거리 방공무기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개발에는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옛 LIG넥스원, 미사일·체계 종합), 한화시스템(레이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발사대·차량) 등이 참여했다.
실전 능력도 이미 검증됐다. 지난 3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UAE에 배치된 천궁-Ⅱ 2개 포대는 이란 공습 실전 교전에서 약 60여 발의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96%의 높은 명중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원전 공습 방어에서도 천궁-Ⅱ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흐름은 외신 보도로도 뒷받침된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월 12일 보도에서 이란전쟁 여파로 방공 무기 소모가 극심해진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국가들이 미국 중심의 조달망에서 벗어나 한국 등으로 공급선 다변화에 나섰다고 전했다.
특히 UAE는 미국산 무기의 인도 지연에 대응해 한국 업체들에 요격 미사일 추가 공급을 요청했으며, 기존에 도입한 천궁-Ⅱ를 활용해 이란의 드론 및 공중 위협에 실전 대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의 패트리엇과 함께 한국산 방공체계를 핵심 전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바라카 원전 드론 공격 사태를 계기로 업계에선 앞으로 원전을 수출할 때 발전소 건설을 넘어 패트리엇이나 천궁 등 '한국형 방공망 체계'와 안티 드론 기술을 패키지로 묶어 제안하는 융합형 수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라카 원전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차세대 노형(APR1400)이 적용된 곳으로, 지난해 4월 전면 상업 가동에 들어가 UAE 전력의 25%를 책임지는 핵심 기지다.
단돈 수천만 원에 불과한 가성비 무기인 드론 한 대가 수십조 원짜리 원전의 외곽 전력망을 흔들 수 있다는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향후 체코나 폴란드 등 추가 원전 수주를 노리는 한국에 '물리적 방호 능력'이 새로운 필수 조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원전과 방산의 패키지 동반 수출 체계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가 향후 K원전의 수주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Copyright © 한경비즈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전·CIP, 해남 6GW 해상풍력 공동접속망 추진
- 동대문엽기떡볶이, 전국 가맹점서 고유가 피해지원금 결제 가능
- 서울연구원, 서울시 ESG 전략포럼 개최
- "AI 노다지 터졌다"…가온전선, 美 빅테크서 4조원대 메가 수주
- [속보] 법원, 삼성 노조 총파업에 급제동…"위반 시 하루 1억 배상하라"
- “집값 다시 꿈틀”...서울 아파트값, 3주 연속 상승폭 확대
- "글로벌 공급망 우려 완화"...외신도 삼성전자 '파업 보류' 긴급 타전
- “전력 전쟁 시작되나” 삼성전기 잭팟에 개미들 환호
- '1인당 6억' 삼성전자, 반도체 특별성과급 자사주로 지급
- “조선업도 파업 가나” HD현대중공업 노조 영업익 30%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