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향 집으로 이사했는데 더 피곤해졌다…이유가 따로 있었다

"남향인데 왜 이렇게 피곤하지."
이사 후 이같은 말을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동향이든 서향이든 문제는 같다. 몸은 방향보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난방비와 채광 위한 선택…수면과는 무관
집을 구할 때 많은 사람들은 "남향인가요?"를 묻는다. 난방비 절감과 채광을 감안한 질문이다.
하지만 고성능 창호와 단열 기술이 발달하면서 방향에 따른 난방 효율 차이는 예전만큼 크지 않다. 방향을 최우선으로 따지던 관행도 점차 바뀌고 있다.
수면 연구자들은 하루 중 언제 햇빛을 받느냐를 먼저 따진다. 남향 집에 살더라도 낮 시간 대부분을 집 밖에서 보내는 직장인이라면 평일에는 그 햇빛과 함께하는 시간은 많지 않다.
몸은 햇빛의 양보다 받는 시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방향마다 빛이 드는 시간은 어떻게 다를까.
동향·서향·북향…내 몸에 맞는 방향은 따로 있을까?
동향은 아침 햇빛이 가장 먼저 들어온다. 쉬는 날 늦잠을 자려다가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에 눈을 뜰 수 있다. 아침 일찍 출근하거나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사람은 리듬을 맞추기 좋지만, 오후부터는 실내가 빠르게 어두워져 저녁 시간 실내 활동량도 줄어들기 쉽다.
서향은 오전이 차분한 대신 오후 늦게 햇빛이 강하게 쏟아진다. 겨울철 퇴근 후 거실에 햇빛이 남아 있는 것을 선호한다면 좋을 수 있다. 다만 여름엔 실내 온도가 빠르게 오르고 저녁까지 강한 빛이 지속돼 잠드는 시간이 늦어지기 쉽다.
북향은 직사광선 대신 하늘에서 반사된 간접광이 하루 종일 고르게 유지된다. 빛의 변화가 적어 재택근무자·디자이너·작가처럼 모니터 작업을 오래 하는 사람에게 유리하다. 일정한 자연광이 눈의 피로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화가들이 북향 작업실을 선호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남향은 낮 동안 햇빛이 가장 고르게 들어온다. 겨울철에는 실내 깊숙이 빛이 들어와 가장 따뜻하고 쾌적하다. 하지만 낮 시간 집을 비우는 직장인이라면 그 햇빛을 누릴 시간은 많지 않다. 오히려 재택근무로 집에 오래 머문다면 강한 채광 때문에 낮 시간 내내 커튼을 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교대근무자는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아침에 퇴근해 낮에 자야 하는 사람에게 강한 오전 햇빛은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방향보다 내가 깨어 있는 시간의 빛이 더 중요한 이유다.
낮 햇빛과 밤 빛, 몸은 어떻게 구분할까
몸이 낮과 밤을 구분하는 데는 눈 안의 특수 세포가 관여한다. 망막의 멜라놉신 광수용세포가 빛의 세기와 시간대를 감지해 뇌의 생체시계로 신호를 보낸다.
아침 햇빛이 들어오면 코르티솔 같은 각성 호르몬이 올라가고 체온이 오르면서 몸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밤에 밝은 빛이 들어오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돼 잠드는 시간이 늦어진다. 몸은 시계를 보지 않아도 빛으로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를 판단한다.
대규모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호주 모나쉬대 터너정신·뇌질환연구소 연구팀은 영국 성인 8만6772명에게 손목 센서를 채워 낮과 밤의 빛 노출을 측정했다. 밤 빛 노출이 가장 많은 상위 그룹은 주요 우울장애 위험이 약 30%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 범불안장애·PTSD·양극성장애·자해 위험과도 연관된 것으로 보고됐다. 낮 빛 노출이 많은 그룹에서는 이런 위험이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Nature Mental Health》 2023년 11월호에 실렸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밤에 켜두는 조명, 잠들기 전 스마트폰 화면도 몸에는 '아직 낮'이라는 신호로 들어온다.
낮 햇빛은 비타민D 합성을 돕고 기분과 수면의 질을 높인다. 다만 한낮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와 눈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오전 중 짧게 받는 것이 효율적이다. 밤에는 실내 조명과 스마트폰 화면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몸의 24시간 리듬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멜라토닌이 제때 분비되려면 어둠이 필요하다.
집이 아니라 내 하루 바꿀 차례
하루 중 언제 빛을 받느냐가 집 방향보다 중요하다. 생체시계가 빛에 가장 민감한 때는 기상 직후 1시간이다. 이 시간 야외에서 자연광을 직접 받으면 멜라토닌 분비가 차단되고 몸이 깨어난다.
재택근무자라면 오전 중 10~15분이라도 밖으로 나가면 된다. 출근길 한 정거장을 걷거나 햇빛 아래 잠깐 서 있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교대근무로 낮에 자야 한다면 퇴근할 때 선글라스로 아침 햇빛을 차단하고, 암막 커튼과 귀마개로 낮에 자는 환경을 밤처럼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저녁엔 잠들기 1~2시간 전부터 조명을 낮추고 스마트폰을 내려놓으면 된다.
몸의 시간표는 집 방향이 아니라 그 하루의 순서로 만들어진다.
최승욱 기자 (swchoi6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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