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관계없이 현금 지급”… 저신용자 노린 ‘가전 렌탈깡’
고가 가전 렌탈 뒤 장물업자에 넘겨 되팔아
경찰 “렌탈 명의 제공자도 공범 처벌 가능”
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저신용자들을 상대로 가전 구독서비스를 이용하게 해 거액을 챙긴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최근 늘어난 가전제품 구독서비스를 악용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냉장고 깡’, ‘TV 깡’ 등으로도 불린다.
울산경찰청은 사기 등의 혐의로 대출 브로커와 장물업자, 렌탈 명의 제공자 등 82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4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가전제품은 오피스텔 등 브로커들이 지정한 장소로 보내도록 했고, 해당 제품은 장물업자에게 넘겨 처분하고 판매 대금을 나눠 가졌다. 장물업자들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미개봉 새 제품’이라며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렌탈 명의를 제공한 저신용자들에게는 전체 계약 금액의 15~20%가 지급됐다. 예를 들어 1000만원 상당의 TV를 3년 또는 5년 조건으로 렌탈하면 최대 200만원을 현금으로 주는 식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렌탈 명의자는 당장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지만 이후 수년간 계약 기간 매달 임대료를 부담해야 한다. 물건은 이미 처분돼 손에 남아 있지 않고, 이용료를 연체할 경우 신용도 하락은 물론 채권 추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렌탈 명의자 중에는 이용료를 연체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울산경찰청은 이 같은 단속 성과로 포상도 받았다. 지난 8일 경찰청이 개최한 특별성과 포상금 심의위원회에서 선정한 포상 대상 14건에 포함됐고, 1500만원을 받게 됐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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