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6개월 만에 격투기 복귀전 론다 라우지, 17초 만에 암바로 서브미션 승리 ‘다시 격투기 떠난다’


론다 라우지(39)가 9년 6개월 만의 종합격투기(MMA) 복귀전에서 단 17초 만에 승리를 따내며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었다.
라우지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인튜이트 돔에서 열린 지나 카라노(44)와 맞대결에서 1라운드 시작 17초 만에 자신의 전매특허인 암바로 서브미션 승리를 거뒀다.
라우지는 여자 격투기의 전설이다. 그는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에서 유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유도 올림픽 메달을 딴 첫 미국 여자 선수로 이름을 알렸고, 2011년부터 MMA 경력을 시작했다. 스트라이크포스에서 여성 밴텀급 챔피언에 오른 라우지는 스트라이크포스가 UFC에 인수된 뒤 UFC와 계약한 최초의 여자 선수가 됐다. 라우지는 UFC 여자 격투기 흥행을 주도했다. 초대 여자 밴텀급 챔피언에 오른 뒤 6차례나 타이틀을 방어했다.
라우지는 2015년 11월 복서 출신의 홀리 홈에게 KO패를 당하며 무패행진을 마감했다. 라우지는 2016년 12월 챔피언 아만다 누네스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지만 압도적인 실력차를 절감하며 1라운드 초반에 TKO로 패했다. 이후 라우지는 프로레슬링(WWE) 등에서 뛰었다.
이번 대회는 두 명의 전성기가 지난 선수, 특히 17년 만에 경기에 나선 카라노와의 메인 이벤트라는 불균형적인 매치업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여성 종합격투기 선수의 선구자 격인 카라노는 은퇴 후 배우로 활동하다가 라우지와 경기를 위해 복귀했다. 9년 만에 복귀한 라우지는 경기 뒤 “상대를 최대한 다치지 않고 끝내길 바랐다. 사실 상대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다행히 오늘 경기는 아름다운 무술이자 예술이었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매치업의 불균형을 부각시키는 발언을 남겼다.
라우지는 UFC 복귀도 타진했지만, 중계권 문제로 성사되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격투기 인플루언서인 제이크 폴이 공동 설립한 모스트 발루어블 프로모션(MVP)이 주최한 첫 번째 MMA 이벤트로, 넷플릭스에서 처음으로 방영한 MMA 경기였다.
오랜 공백을 깬 두 선수의 ‘동반 복귀전’에 전 세계 격투기 팬들의 이목이 쏠렸으나 경기는 순식간에 끝났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공이 울리자마자 거침없이 돌진한 라우지는 순식간에 테이크다운을 빼앗은 뒤 지체 없이 카라노의 팔을 낚아채 암바를 완성했다. 라우지(통산 13승2패)는 이번 경기를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무려 17년 만에 케이지에 오른 카라노는 허무한 패배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두 선수는 경기가 끝난 뒤 따뜻한 포옹과 덕담을 나누며 서로의 팔을 들어 올렸다. 카라노는 “경기가 더 오래가길 바랐다. 준비가 너무 잘 되어 있었고, 이렇게 컨디션이 좋았던 적이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17년 동안 이곳에 없었고, 라우지에게 펀치를 적중시키고 싶었을 뿐”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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