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것은 동료뿐" 한배 탄 홍명보호 '출항'[임성일의 맥]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2026. 5. 1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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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사전캠프 미국 솔트레이크 이동 본격 준비
변수 많을 대회…서로를 향한 신뢰와 희생 필수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후반전, 대한민국 이강인이 선취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6.11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홍명보 감독과 함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나설 26명의 멤버가 결정됐다. 2024년 여름 부임해 약 20개월 동안 21번의 A매치를 치르며 수많은 선수들을 비교하고 실험한 홍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내린 선택은 존중돼야한다. 밖에서 지켜보는 이들이 안에 있는 이들보다 사정을 더 잘 알 수는 없다.

승선원은 정해졌고 이제 본격적인 항해가 시작된다. 감독과 코치를 비롯한 대표팀 1진은 18일 오후 미국 솔트레이크로 이동해 사전 캠프를 시작한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이들은 FIFA 규정상 24일 이후 합류할 수 있다. 늦게 들어와도 장기 합숙이다. 그야말로 한배를 탔는데,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노를 저어야 배가 잘 나아갈 수 있다.

축구는 11명이 함께 뛰는 스포츠다. 혼자서 아무리 애를 써도 2~3명의 콤비 플레이를 당해낼 수 없다. 펠레나 마라도나, 크루이프나 지단 그리고 메시와 호날두 등 '원맨쇼'가 가능했던 몇몇이 있긴 했으나 기본적으로 힙을 합쳐야 이길 수 있다. 내가 부족한 부분은 동료가 채워줄 수 있다. 대신 내가 편하고자 하면 우리 편이 힘들어진다.

누군가 덜 뛰면 누군가는 더 뛰어야한다. 공을 주고받으며 공격할 때도, 상대를 막기 위해 협력할 때도 마찬가지다. 공격수가 전방에서 어슬렁거리면 후방의 수비수들이 애를 먹고, 상대 수비가 밀집돼 있는데 패스 받을 사람들이 발붙이고 있으면 줄 곳이 없어 진땀 뺀다. '신뢰'와 '희생'은 '팀 스포츠' 축구의 근간이다.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들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온마당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5.16 ⓒ 뉴스1 안은나 기자

26인의 정예 멤버를 발표하던 지난 16일 홍명보 감독은 "한국 축구는 월드컵 무대에서 늘 도전자였다"고 전제했다. 도망칠 구석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현실 인식에서 출발하자는 메시지다.

그는 "사상 최초로 3개국에서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은 이동거리나 시차, 경기 방식 등 변수가 너무도 많다. 이런 변수를 어떻게 대처하고 통제하느냐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면서 "변수가 많기에 이변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기량을 갖춘 26명의 선수들과 이변을 일으킬 것"이라고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저기서 역대급 멤버라는 칭찬이 자자하다. 틀린 말은 아니다. 손흥민과 이강인, 김민재와 이재성과 황인범 등 밖에서도 인정받는 선수들이 꽤 많다. 하지만 전체적인 구성을 월드컵 본선 레벨 팀들과 견주면 여전히 '도전자' 입장이 맞다. 그래서 성과를 거두려면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게 필수적이다. 특히 북중미 월드컵은 희생과 배려가 더 필요한 조건이다.

한국은 조별리그 1, 2차전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치른다. 해발 1571m의 고지대다.

윤도현밴드(YB)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를 기념해 치어링 콘서트를 펼치고 있다. 2026.5.16 ⓒ 뉴스1 안은나 기자

최용수 감독은 최근 뉴스1과의 만남에 "고지대에서 경기하면 일반적인 경기장에서 뛰는 것보다 훨씬 체력소모가 크다. 60분이 지나면 확연히 피로감이 느껴진다"면서 "경기가 끝난 뒤에도 차이가 있다. 다음 날이 되어도, 선수에 따라 이틀이 지나도 회복이 덜 된 느낌을 받는다"고 경험담을 소개했다. '이타적 플레이'와 '팀 정신'이 보다 필요한 이유다.

유난히 체력 좋은 선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힘들지 않은 선수는 없다. 고도가 높으면 더 지친다고 했다. 궂은일을 나누지 않으면 밸런스가 무너진다. 공기 저항에 따른 구질과 스피드의 변화에서 발생할 실수나 돌발 상황도 염두에 둬야한다. 몸이 피곤해지면 정신력도 약해진다. 내 실수를 이겨내고 동료 실수를 받아들이는 멘털 관리도 중요하다.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회,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해 홍명보호가 출항한다. 감독부터 26인의 선수들 그리고 모든 스태프가 '한배'를 탔다. 믿을 것은 동료뿐이고 동료를 믿어야한다. 다행히 내부 잡음은 잘 들리지 않는 팀이다. 이젠 배를 흔드는 이들도 힘을 모아야한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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