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장기금리 급등에 日자금 이탈 우려까지…채권시장 불안 확산

서지연 2026. 5. 1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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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0년물 금리 5% 돌파·10년물 4.5% 상회
중동전쟁·인플레 우려에 장기채 매도 확산
日금리 급등에 美국채 이탈 가능성까지 부상
“美 10년물 5% 갈수도” 경고까지 나와
뉴욕증권거래소. [게티이미지]

미국 장기 국채금리 급등으로 글로벌 채권시장 경고음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 국채금리까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시장 불안이 한층 확대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과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채 시장을 흔드는 가운데 일본 자금의 미국 국채 이탈 가능성까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5%를 돌파했고, 기준물인 10년물 금리도 4.5%를 웃돌았다. 장기채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올해 1분기 기업 실적 호조와 AI 기반 성장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란전쟁 장기화와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채권시장에는 계속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일본 국채금리 급등이 글로벌 채권시장 불안을 더 키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 3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4%를 돌파하며 1999년 발행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도 장중 2.73%까지 오르며 199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BOJ)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1%까지 추가 인상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란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 상승과 장기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본 통화정책 정상화를 더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일본 자금 흐름이다. 일본 투자자들은 약 1조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한 세계 최대 해외 투자자 가운데 하나다. 그동안 일본의 초저금리 정책 아래 미국 국채 시장으로 막대한 자금이 유입됐지만, 일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일부 자금이 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 국채 시장은 그만큼 자금 이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영국 자산운용사 블루베이의 최고투자책임자 마크 다우딩은 FT에 “새롭게 투입되는 자금은 해외보다 일본 국내 투자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러퍼의 펀드매니저 맷 스미스도 “시장 혼란이 커질 경우 일본 투자자들의 자금 송환과 함께 엔화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일본 자금의 미국채 이탈 가능성이 현실화할 경우 이미 상승세인 미국 장기금리에 추가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미국뿐 아니라 영국과 유럽 주요국 장기채 금리도 동반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향후 5%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낸 달립 싱 PGIM 수석글로벌이코노미스트는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향후 수개월 안에 5%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채권 자경단 장세가 시작 직전”이라며 “이 같은 움직임은 정책 대응이 나오기 전까지 스스로 멈추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채권 자경단은 정부 재정 확대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때 투자자들이 국채를 대거 매도하며 시장금리를 끌어올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싱은 최근 공급 충격이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관세 급등, 이민 제한, 그리고 지금의 이란 사태까지 공급 충격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충격들이 중첩되면서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재정적자 확대와 연방준비제도의 신중한 긴축 기조도 장기 금리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싱은 “재정적자는 계속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정치적 의지는 부족하다”며 “연방준비제도(Fed)도 금리 인상에 매우 신중한 만큼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서면 미국 정부도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채 매입 확대나 채권 만기 구조 조정 같은 사실상 금융 억압 정책이 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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