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어 푸틴도 방중...中 관영지 "中 세계외교 중심"

베이징(중국)=배인선 2026. 5. 1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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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중 나흘만…푸틴 19~20일 방문
안보리 상임이사국 정상들 잇단 베이징행
"불안정한 세계 속 중국은 안정화 요소"
레이 달리오 "中영향력 인정…'조공체제'"
푸틴, 習과 전략적 공조 과시 나설 듯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에서 톈안먼 성루에 오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의 좌우에 각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부터 이틀간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이한 지 불과 나흘 만이다. 중국 관영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냉전 이후 한 국가가 미국과 러시아 정상을 일주일 안에 연이어 맞이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중국이 세계 외교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러 정상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이어 올초에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중국을 찾는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정상들이 최근 수개월 사이 잇따라 베이징을 방문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올 가을 중국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더 부각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리하이둥 중국외교학원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유럽 안보 문제 등을 둘러싸고 장기간 갈등을 빚어온 미·러 양국이 모두 중국을 '필수 방문지'로 삼고 있다"며 "외교사적으로도 한 국가가 두 강대국의 핵심 외교 무대로 부상한 것은 매우 상징적"이라고 평가했다.

리 교수는 이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4개국 정상이 동시에 중국과 교류에 나선 배경에는 중국의 국제적 위상에 대한 주요 강대국들의 공통된 인식이 깔려 있다"며 "경제 회복, 기후 거버넌스, 핵 비확산, 지역 안보 등 핵심 현안에서 중국 없이 주요 국제 의제를 진전시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는 중국 시장의 대체 불가능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점점 더 불안정해지는 국제 정세 속에서 중국을 안정화 요소로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헤지펀드 대부인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창업자는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를 통해 "미국 동맹국 사이에서 유사시 미국이 끝까지 자국을 지켜주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퍼지고 있다"며 "많은 지도자가 중국을 찾아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일종의 '조공(tribute) 체제'로, 중국의 지역 내 영향력과 힘을 인정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의 방중을 하루 앞두고 중국은 관영 매체를 총동원해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8일 "중·러 관계는 역사상 가장 좋은 시기를 맞이했다"며 "영구적인 선린 우호와 포괄적 전략 협력, 상호 이익을 특징으로 하는 대국 관계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사평에서 "실용 협력은 중·러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이끄는 내재적 동력"이라며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도 양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협력을 이어왔다"고 강조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이번 이틀간의 국빈 방중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 발표와 함께 정부 부처 및 기업 간 다수의 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이 긴밀한 전략 공조를 다시 한 번 과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란·대만 문제나 무역 갈등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 뚜렷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것과 대비된다는 평가다.

푸틴 대통령은 취임 후 약 20차례 이상 중국을 방문했고, 시 주석과도 40여차례 회동할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직접 대면한 것은 작년 9월 중국이 베이징에서 개최한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때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까지 포함한 북·중·러 3국 정상이 나란히 톈안먼 망루에 올라 밀착 행보를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 방중을 앞둔 17일에는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제10회 중러 엑스포가 개막했다. 시 주석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의 각 분야 협력이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실질화되며 풍성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양국 각계가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지리적 인접성과 상호 보완적 강점을 충분히 활용해 전방위적 실질 협력을 더욱 확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의 경제·사회 발전과 국민 복지 향상, 새로운 시대의 중·러 포괄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의 장기적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