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뚫린 美 국채금리에 국내 금리·환율·증시 ‘트리플 충격’

김벼리 2026. 5. 1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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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긴축기 韓 금리변동 58%가 美서 비롯
韓 30년 국채도 4% 넘겨…대출금리도 올라
‘경기둔화·차익실현’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
국장 순매도 행렬…원/달러 환율도 1500원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미국 국채금리가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한국 경제도 금리·환율·증시 등 전방위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은 한국 국채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부담을 키운다. 달러 유출 또한 자극해 원/달러 환율 상승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2~2024년 글로벌 통화 긴축기에 한국 장기금리 변동의 58%가 미국 국채금리 충격에서 비롯됐다. 주요국 35곳 중 5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한·미 장기금리 상관계수도 0.61에서 0.94로 올랐다.

최근에도 미국과 한국의 국채 금리는 동시에 급등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종가 기준)는 15일 5.128%로 2007년 7월 18일(5.132%)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영향이다.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27일(4.633%)과 비교하면 0.499%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같은 기간 한국의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3.421%에서 4.131%로 0.71%포인트 올랐다.

국고채 금리는 회사채와 은행 채권 등의 기준이 되는 지표 역할을 한다. 국고채 금리가 고공행진하면 기업이나 가계 등의 차입 부담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인 신규·잔액 코픽스(COFIX)는 각각 2.89%, 2.87%로 집계됐다. 3월보다 0.08%포인트, 0.02%포인트씩 올랐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은 ‘강달러’로 이어지며 달러 유출을 촉발할 우려도 있다. 특히, 외국인들의 증시 이탈이 늘어날 수 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인 한국 주식 대신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로 자금을 옮기는 경향이 있다. 당국 한 관계자는 “최근 미국 주식도 많이 오른 가운데 국채 금리도 오르면서 미국 주식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한국 주식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도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과 경기 조정에 대한 우려도 높아진다”며 “여기에 차익 실현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흐름은 원화 가치를 더 떨어뜨릴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2020~2024년 원/달러 환율과 국고채 비유동성 간 상관계수는 0.78에 달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강달러가 환율을 올리고, 한국 국고채 유동성이 줄어들어 금리가 오르는 구조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15일 99.28로 2월 27일(97.61)보다 1.67포인트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간 종가 기준 환율은 최근 6거래일 연속 올랐다. 15일에는 1500.8원으로 4월 7일(1504.2원) 이후 처음으로 1500원을 넘겼다. 월평균 환율은 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1448.4원에서 3월 1492.5원까지 급등한 뒤 4월에는 1485원으로 떨어졌다. 5월(15일까지)은 1476.5원으로 재차 떨어졌지만, 최근 추세대로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18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4원 오른 1501.2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코스피(KOSPI) 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15일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이 기간 총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31조6720억원에 달했다. 18일에도 오전 10시 10분까지 순매도액은 1조3196억원에 달했다.

한국 통화정책의 긴축적 기조도 보다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전쟁 이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한은의 통화정책 여력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유상대 부총재를 비롯해, 김진일 신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등 한은 주요 인사들도 연이어 매파적(통화긴축 정책 선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은은 28일 금통위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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