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 넘으면 안 살래"…다이소 매출 4조 잭팟 터지자 '발칵'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권용훈 2026. 5. 1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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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뒤집은 다이소의 역설
"천원씩 팔아 4조 벌었다"
유통가 뒤덮은 ‘다이소화’
대기업까지 초저가 전쟁
사진=한경DB

대한민국 유통업계가 ‘다이소화(Daiso-nisation)’되고 있다. 고물가와 소비 침체 속에 다이소가 1000~5000원 균일가 전략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자 대형마트와 편의점, 화장품 업체들까지 초저가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마트·편의점까지 번져… 초저가 경쟁 확산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지난해 매출 4조5363억원, 영업이익 44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4.3%, 19.2% 증가했다. 2015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뒤 10년 만에 매출이 4배 넘게 뛰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점포 수가 최근 수년간 약 1500개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무작정 매장을 늘리기보다 대형 점포와 핵심 상권 중심 전략으로 점포당 매출을 키웠다. 가맹점당 매출은 2018년 10억원 수준에서 2023년 16억원대로 60% 넘게 증가했다.

다이소의 성공에 유통업계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마트는 초저가 PB ‘5K프라이스’와 균일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을 확대 중이다. 980원 두부와 콩나물, 330원 생수 등을 앞세워 사실상 ‘마트판 다이소’ 전략에 나섰다.

편의점 업계도 초저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CU는 ‘득템’ 시리즈를 확대하고 있고 GS25는 1500원 균일가 디저트 시리즈를 운영 중이다. 화장품 업계 역시 다이소 전용 브랜드를 잇달아 출시하며 대응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고물가 장기화 속에 ‘5000원 이하’ 가격대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고 본다. 초저가 상품이 단순 할인 행사를 넘어 매장 방문 자체를 유도하는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 용산점에서 방문객들이 계산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이마트 제공

 “다이소 따라하자”…초저가 새 공식

다만 다이소의 약점도 뚜렷하다. 내수 의존도가 높고 해외 확장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다. 한국 다이소는 국내에서 ‘다이소’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에 나갈 때는 다이소라는 이름을 그대로 쓰기 어렵다.

2011년 중국에 진출할 때도 일본 다이소산업이 중국에서 '다이소'라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한국 다이소는 ‘하스코’라는 별도 브랜드를 내세웠지만 낮은 인지도와 현지 물가 차이 탓에 성과를 내지 못했고 2023년 중국 법인을 정리했다.

‘저가숍’ 이미지 역시 양날의 칼이다. 소비자에겐 강력한 가성비로 통하지만 납품 업체 입장에선 브랜드 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알리·테무 같은 중국 플랫폼과 일본계 저가숍 공세, 초저가 유지를 위한 용량 축소 논란도 잠재적 리스크로 꼽힌다.

유통업계에서는 당분간 ‘다이소화’ 흐름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 둔화와 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이 가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초저가 상품은 단순 가격 할인 수준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끌어오는 핵심 전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행은 빠르게 번지지만 그 이면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트렌드워치는 뜨는 소비 트렌드 뒤에 숨겨진 업계 이야기와 소비자가 놓치기 쉬운 문제 등을 추적합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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