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우리가 없애버려야"… 노조 부위원장 극단 발언 이어 '파업 강행' 의지

강지수 2026. 5. 1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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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조정 와도 파업 강행" 발언도
"이대론 안 죽어" 극단 표현까지
중노위, 파업 'D-3' 사후조정 재개
11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가 사후조정 절차가 열리는 정부세종청사 중노위 조정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중노위는 18일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절차를 재개한다. 뉴시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고 시점을 사흘 앞두고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는 가운데, 노조 간부가 조합원 단체 대화방에서 파업 강행 의지를 드러내며 강경 발언을 쏟아내 도마에 올랐다. 이 간부는 "숨도 못 쉬고 화장실도 못 가는 제 동료들을 생각했다. 억울한 게 많아서 이대론 안 죽는다"거나 "삼성전자는 우리가 없애버려야 한다"는 등 극단적 발언을 했다. 또 "두 번 다시는 (파업을 추진할) 화력이 없다"면서 삼성전자 내 다른 노조를 두고 "그럴 힘도 조합원도 없다"고 깍아내렸다.

18일 삼성전자 직장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이송이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부위원장은 전날 저녁 조합원 단체대화방에 "삼성전자는 우리가 그냥 없애버리는 게 맞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정부의 긴급조정이 들어온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파업은 강행하자"고 밝혔다. 그러면서 "분사를 각오로 전달한다. 이번에 꺾이면 다시는 삼성전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여기까지 끌고 온 우리가 책임진다"며 "삼성전자는 우리가 그냥 없애버리는 게 맞다"고도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전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공식화하자 노조가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며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이 부위원장은 조합원과의 일대일 대화에서 한층 더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긴급조정이 사람 죽이는 것도 아니고"라며 "깜빵(감옥) 보내면 책도 좀 읽고 운동 좀 하고 오겠다"라고 말했다. "우린 법대로 해왔다"며 "파국 갑시다"라고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우리는 가족'이란 표현을 두고는 "가족 같은 소리하고 있네요"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돈 보고 이거 하는 거 아니다"라며 "회사 XX 한 대 갈기고 싶다"라고도 했다.

조직 내부 결속도 독려했다. 그는 "마지막 기회다. 두 번 다시는 화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제2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와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를 향해 "그럴 힘도 조합원도 없다"고 낮춰 말했다. 그는 "숨도 못 쉬고 화장실도 못 가고 연차도 못 쓰는 제 동료들을 생각했다"며 "억울한 게 많아서 이대론 안 죽는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 부위원장은 비(非)반도체 부문인 DX(디바이스경험)부문 소속이다.

한편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박수근 위원장 주재로 두 번째 사후조정을 시작한다. 노사가 어렵사리 다시 협상장에 모이게 됐지만 막판 타결이 쉽지 않다는 긴장감은 여전하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연봉의 50%) 폐지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하는 지급안의 명문화(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상한 폐지와 완전 제도화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노사는 전날 사측 요청으로 사전미팅을 했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전날 노조 온라인 대화방에서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반도체(DS) 부문 피플팀장 부사장과의 공식 회동 사실을 알리며 "정부의 긴급조정 언급에 따라 회사의 태도도 변한 것 같다. (사측이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노조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압박하지만 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에 따르면 사측은 이 자리에서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의 상한(연봉의 50%)을 유지한 채 영업이익 10% 혹은 경제적부가가치(EVA) 20% 중 선택할 수 있게 하고 △반도체(DS)부문은 영업이익 200조 원을 넘기면 OPI 외에 별도로 영업이익의 9, 10% 재원을 특별보상으로 전체 부문 60% 대 사업부별 40%로 나눠 지급하며 △이 지급 기준을 3년간 지속한 후 재논의하자는 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최 위원장은 이를 두고 "후퇴한 안"이라며 받아들일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강행할 태세다. 참여 인원은 최대 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파업이 현실화하는 최악의 경우 파업을 일시 중단하고 조정을 강제할 수 있는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를 공식화한 상태다.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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