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국채 금리 일제히 급등… 전 세계 증시 ‘새 뇌관’

한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주요국의 채권 금리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면서 전 세계 주식 시장을 위협하는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물가 상승 우려가 겹치면서 주요국 장기 국채 금리가 일제히 올랐다. 원금 손실 위험이 없는 채권이 높은 이자 수익을 보장하게 되자 주식 시장을 향하던 투자 심리는 빠르게 식고 있다. 전문가들은 채권 금리 오름세가 기업들의 자본 비용을 늘리고 주가 고평가 우려를 자극해 글로벌 증시 전반에 뚜렷한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 비정상적으로 요동치는 각국 채권 금리
18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15일 종가 기준으로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의 장기 채권 금리가 단기간에 급등세를 보였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4.5%를 돌파하고 30년물이 5%를 넘어선 가운데, 한국의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대외 환경 변화에 동조하며 동반 오름세를 나타냈다.
특히 유럽 지역의 금리는 최근 안정세를 보였던 저점 시기와 비교하면 그 상승 폭이 더욱 뚜렷하다.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연 3.7%대까지 내려가며 안정세를 보였으나, 가파르게 반등해 15일 5.183%를 기록하며 단숨에 5% 선을 돌파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 속에 최근 2.1%대 저점에서 3.153%로 마감하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프랑스의 10년물 국채 금리 또한 연 2.6% 수준이었던 최근 저점에서 자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3.966%까지 뛰어올라 4% 선에 육박하고 있다.
아시아 채권 시장의 상황도 비슷하다.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와 맞물려 18일 오전 2.772%까지 오른 상황이다. 대만의 10년물 국채 금리도 1.4% 수준에 있다가 지난 15일 1.648%까지 오르며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외신 “금리 급등, 인공지능 기술주 상승의 복병”
이처럼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장기 채권 금리가 단기간에 치솟으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 전반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채가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투자자들이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주식을 보유할 유인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자극과 금리 인상 압력이라는 연쇄 반응이 이어지면서, 현재 주식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경계심이 시장 전반에 퍼지고 있다.
외신들은 특히 전 세계적인 채권 금리 상승세가 그동안 주식 시장의 상승을 주도해 온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 등 증시 전반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로이터 통신은 17일 기준 미국 S&P500 지수가 향후 1년 예상 수익 대비 21.3배에 거래돼 장기 평균치인 16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고 전하며,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현재 주가가 실제 기업의 이익 창출 능력보다 지나치게 비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산운용업계도 자금 이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럽 자산운용사인 카르미냑의 케빈 토제 투자위원은 “장기 금리가 인공지능 설비 투자를 위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과 직결돼 있다”며 “가파른 금리 오름세가 기업의 자금 조달과 설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결국 최근의 주가 상승분을 다시 반납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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