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타율 0.350 실화인가, 이래서 1차 지명자 주고 데려왔구나…"항상 준비되어 있어요" [MD수원]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현 KBO리그 최고의 대타다. KT 위즈 이정훈이 생애 첫 끝내기 안타로 팀을 구했다.
1994년생 이정훈은 교문초-배재중-휘문고-경희대를 졸업하고 2017년 2차 10라운드 94순위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2022시즌을 마치고 방출됐으나, 롯데 자이언츠 입단에 성공했다.
트레이드로 야구 인생이 달라졌다. 2025시즌 도중 왼손 투수 박세진과 트레이드, 마법사 군단에 합류했다. 박세진은 2016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자다. 1군에서 큰 성과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팀에서 꾸준히 기회를 주려고 한 유망주. 당시 나도현 단장은 "타격에 강점을 지닌 좌타자로, 팀 공격력 강화를 위해 트레이드로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9경기에서 34안타 4홈런 20득점 14타점 타율 0.258 OPS 0.717을 기록했다. 2023년(59경기)과 함께 단일 시즌 최다 출전 공동 2위다.
올 시즌은 주로 대타로 뛰고 있다. KT는 김현수, 최원준, 샘 힐리어드로 외야와 1루를 모두 보강했다. 이정훈은 수비보다는 타격에 방점이 찍히는 선수. 수비를 중시하는 이강철 감독의 성격상 선발로 나가긴 쉽지 않다. 다만 방망이 실력은 확실해 팀의 '1번' 대타로 출전 중이다.

17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도 가장 중요한 순간 이정훈이 나섰다. 양 팀이 7-7로 팽팽히 맞선 9회말 1사 1, 3루. 배정대 타석에서 이정훈이 타석에 섰다.
다른 선수도 아닌 배정대의 대타다. 배정대의 별명은 '끝내주는 남자'다. KBO리그 최초로 1달 3회 끝내기를 포함해 총 9번의 끝내기(홈런 2회, 안타 6회, 희생플라이 1회) 경력을 자랑한다. 그만큼 이강철 감독이 이정훈을 신뢰한다는 것.
믿음에 보답했다. 상대는 오른손 사이드암 강재민. 초구 투심은 파울. 2구 몸쪽 슬라이더는 지켜봤다. 3구 슬라이더가 가운데에 몰렸고, 이정훈이 이를 때려 2루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1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생애 첫 끝내기 안타.

경기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난 이정훈은 "(끝내기) 찬스가 왔을 때 대타로 나간다고 하더라. 끝내기 한 번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들어갔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분이 정말 좋다"며 웃었다.
교체 타율이 0.350(20타수 7안타)이다. 출루율도 0.480이나 된다. 교체로 20타석 이상 들어간 선수 중 1위.
높은 타율의 비결을 묻자 "그 전에 찬스 왔을 때도 뒤에서 계속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항상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제가 알아서 준비를 한다. 코치님이 저를 찾으시면 저는 항상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어떤 준비를 할까. 이정훈은 "실내에서 배팅을 치고, 장비 차고 투수 타이밍을 계속 맞추고 있는다. 부르면 바로 나갈 수 있게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타석에 서기 전에 방망이를 잡고 기도를 한다고. 흔히 종교에서 말하는 기도가 아니라 방망이에 기를 불어넣는 기도라고 한다.
경기에 앞서 KT는 시즌 첫 3연패를 당했다. 이날 패했다면 올해 최초 스윕패 굴욕을 당할 뻔했다. 이정훈은 "어제 3연패를 하고 나서 (장)성우 형이 미팅을 소집했다. 처음으로 3연패 했지만 지금까지 잘하고 있다. 너무 연연하지 말고 평소처럼 하고, 팀이 더 잘할 수 있는 방향으로 플레이하자고 하셨다. 선수단이 모여서 이야기해서 다시 마음가짐을 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잘해주고 있지만 한 경기 내에 주어지는 기회는 많지 않다. 이정훈은 "(비시즌) 좋은 선수들이 많이 와서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증명할 수 있는 것은 방망이다. 잘 치면 감독님이 믿어주시지 않을까. 물론 수비 연습도 많이 하고 있지만 더 집중적으로 (방망이) 준비를 하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대타에 대해서는 "솔직히 한 번 나가서 치는 게 어렵긴 하다. 못 치면 저 때문에 지는 것 같은 부담감은 있다. 그래도 빨리 잊어버리려고 한다. (타석에) 들어갔을 때만큼은 그런 생각 안 하고 자신 있게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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