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 고지서 미끄러진 코스피, 다시 반등할까…역대급 대기자금에 팽팽한 방향성 ‘공방’ [한강로 경제브리핑]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한 직후 급락세로 돌아서며 단기 상승에 따른 조정 우려가 대두하고 있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지수가 가파르게 오른 상황에서 대외 환경 악화라는 변수가 맞물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강세장 랠리에 대한 기대감과 단기 고점 부담이 교차하는 가운데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5일 전장보다 488.23포인트(6.12%) 내린 7493.18에 장을 마쳤다. 장초반 8046.78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8000고지를 밟았으나 30여분 만에 하락으로 돌아선 뒤 낙폭을 확대해 장중 한때 7371.68까지 추락했다. 장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675포인트 격차로 역대 가장 컸고, 일중 변동률은 8.76%로 3월4일(11.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연이은 대규모 매도세가 지수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7일부터 15일까지 7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는데, 그 규모가 코스피 시장에서만 32조2849억원에 달한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15일 하루에만 7조2291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낸 물량을 받아냈다. 이는 역대 일일 최대 순매수 기록을 경신한 규모이나 거센 외국인의 팔자 기조를 방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간 국내 증시 상승을 주도해 온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대장주들의 급락이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삼성전자가 8.61% 급락하며 27만원대로 밀려났고 SK하이닉스도 7.66% 내린 181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된 903개 종목 중 78%에 해당하는 707개 종목이 하락하면서 모든 업종이 내림세로 장을 마감했다.
국내 증시의 단기 과열 부담과 더불어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의 악재도 겹쳤다.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쇼크를 기록하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5% 선을 돌파했다. 여기에 미·이란 협정의 교착 상태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각되고, 원·달러 환율이 이날 주간거래 종가 기준 1500.8원으로 1500대로 올라선 점이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겼다.

시장 내부적으로는 주가의 향방을 두고 대기 자금과 하락 베팅 자금이 동시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12일 기준 137조417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14일 기준 36조4697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썼다. 반면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의 선행 지표인 대차거래 잔고가 182조4304억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고 수준(11일·182조9967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지수 상승을 기대하는 자금과 하락을 겨냥한 자금이 동시에 몰리며 높은 시장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도 증시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기준 코스피의 50일선 이격도는 31.2%로 2000년대 들어 최대 수준이다. 높은 이격은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해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이날(15일) 지정학·금리 등 불편한 요인이 부각된 점은 주가 하락이 단발성이 아닐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정이 올 경우 코스피 1차 지지선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7.12배(2026년 저점)와 5월초 갭 상승 구간이 위치한 ‘6900~7100선’ 전후가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번 급락이 가파른 상승에 따른 자연스러운 속도 조절이라는 분석과 함께 장기적인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7000에서 8000까지 불과 7거래일밖에 걸리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등 소수 업종에 쏠림 현상이 극심했다”며 “시장이 미국 금리 상승과 지정학적 노이즈를 빌미 삼아 단기 속도 조절 작업에 들어간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대형 반도체주가 이달 들어 급등하며 과매수 및 과열 영역에 진입한 까닭에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이라며 대외 불확실성 지표는 후행적인 명분 찾기에 가깝다고 풀이했다.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에서 시장이 추세적 하락으로 전환할 때가 아니라는 분석도 이어진다.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8배 이하라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존재하므로 상승 추세 자체의 파괴나 하락 반전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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