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리는 퇴직연금, 커지는 개인 투자위험

엄재희 기자 2026. 5. 18. 06:3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회공공연구원 “실적배당형 확대, 노후소득 불안정 키울 수 있어”
▲ 생성형 AI 제작

퇴직연금 규모가 빠르게 확대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노후소득 보장 장치로 기능하기보다는 투자위험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7일 사회공공연구원은 '퇴직연금 현황 분석과 구조적 문제점-퇴직연금은 어떻게 노동자의 노후소득을 보장할 수 있을까'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6년 147조원에서 2024년 431조7천억원으로 8년 만에 193.7% 증가했다. 이대로라면 2037년에는 1천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퇴직연금의 무게중심도 확정급여형(DB)에서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이동하고 있다. 적립금 기준 DB형 비중은 2014년 70.5%에서 2024년 49.7%로 낮아졌다. 반면 DC형은 26.8%, IRP는 23.1%를 각각 차지했다. 가입 노동자 기준으로도 DC형은 2015년 40.0%에서 2024년 54.6%로 상승해 DB형을 넘어섰다.

연구진은 퇴직연금이 기존의 원리금보장형 중심의 운용구조에서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 실적배당형으로 확대되면서 투자위험과 노후소득 불안정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4년 말 퇴직연금의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 금액은 75.2조원으로 전년 대비 53.3% 증가했다. 적립금 비중으로 보면, 2022년 11.3%에서 2024년 17.4%까지 상승했다. 연구진은 "실적배당형 상품 확대는 장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동시에 금융시장 변동성과 손실 위험도 가입자 개인에게 귀속시킨다"며 "일시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더라도 수익률 편차가 크며 더 큰 장기적 투자위험을 동반한 결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익률도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 연구진은 국민연금의 10년 연평균 복리수익률이 7.93%인 반면 DC형은 3.28%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은 장기간 전문적 운용을 통해 위험을 분산하지만, 퇴직연금은 개인별 금융상품 선택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퇴직연금이 금융시장 자금 공급원이 아니라 노동자의 후불임금이자 노후소득 재원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하는 것이 개혁의 출발점"이라며 "공적연금의 보장성을 중심에 두고, 퇴직연금에 대한 공적 규제를 강화하고 공공 옵션(국민연금공단의 퇴직연금 사업자 참여) 등 적극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Copyright © Copyright © 2026 매일노동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