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스트코의 ‘성희롱’ 활용법? 노동위 “노조간부 전보는 부당”

노조간부의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며 징계한 코스트코에 중앙노동위원회가 부당징계와 부당노동행위 해당한다고 판정했다. 중노위는 징계 과정에 객관적 조사가 부족했고, 노조에 대한 사용자의 부정적 인식 속에 이뤄진 징계가 노조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봤다.
취업규칙에 없는 징계까지 만들어
경기도의 한 코스트코 매장에서 일하는 ㄱ씨는 마트노조 코스트코지부 소속 지회장으로, 2024년 말 복직 직후 직장내 성희롱으로 조사를 받았다. 한 직원이 ㄱ씨의 6년 전 발언과 과거 근무 중 음주행위를 문제 삼아 신고한 사건이다. 문제가 된 발언은 "(새로 온 부점장이) 네 특정 신체부위를 왜 저렇게 쳐다보니? 난 기혼이라 괜찮아도 넌 아니니까 안 돼"였다. 코스트코는 이를 성희롱으로 보고, ㄱ씨가 두 번째 휴직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해 5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정직 3일과 전보, EAP(근로자지원프로그램) 참여를 통보했다.
17일 <매일노동뉴스>가 확보한 판정문을 보면 지난해 9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이어 지난달 중노위는 해당 발언을 성희롱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ㄱ씨가 "성적 이슈가 있던 신임 부점장이 신체를 집중적으로 쳐다봐 조심하라는 취지로 말했으며 신고인도 '알려줘서 고맙다'고 반응했다"며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 동성인 ㄱ씨와 신고인이 친했다는 점, 이후 수년간 문제제기가 없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신체 언급만으로는 성희롱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노위는 조사의 객관성 부족도 지적했다. 신고인이 작성한 사실확인서에는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기재돼 있지 않고, 사용자쪽이 ㄱ씨와 대면조사한 것 외에 별도 조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노위는 "성희롱이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아 전직이 필요하지 않고, 근무 중 음주를 이유로 한 중징계(정직) 역시 과하다"며 "취업규칙상 징계 종류가 아닌 전직과 EAP 처분은 효력이 없어 3건의 징계 모두 부당하다"고 판정했다.
당초 사쪽은 정직과 EAP만 결정했다가 신고인이 ㄱ씨의 전보를 원한다는 이유로 전보 처분을 추가했지만, 중노위는 이를 확인할 입증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협의 없는 전보 "불이익 가능"
중노위는 이러한 부당징계가 부당노동행위에도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배경은 ㄱ씨가 신고당하기 3개월 전인 2024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점장 ㅇ씨는 부임 직후 지회와 협의 없이 '폐점 후 직원은 정문 출입 금지' 방침을 통보했다. 해당 매장은 장기간 직원 주차장 부족 문제가 있어 폐점 후 직원의 정문 출입을 예외적으로 허용해 왔는데, 이를 일방적으로 없앤 것이다.
지회장인 ㄱ씨가 면담을 요청했지만 점장은 "노조 차원의 문제제기는 본사 인사팀에 하라"며 거부했다. 다만 취업규칙에는 '업무 관련 의견 불일치시 점장에게 알리면 신속한 답변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중노위는 "점장이 노조의 요구에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중노위는 특히 지회장 전보에 주목했다. 지회장을 다른 지점으로 보낼 경우 노조활동 위축이 예상되는데도 노조나 ㄱ씨와 협의 없이 전보를 명령했으며, 통상 노조간부 조사나 징계는 본사 인사팀 등이 맡는 것과 달리 점장이 징계위원회 위원장으로 징계 수위까지 결정했다는 것이다.
중노위는 "표면적으로는 다른 이유를 들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노조활동을 했던 지회장을 전보하는 불이익이 가능해지고, 그 자체만으로 노조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징계위원회 소집 이후 약 6개월간 조합원 12명이 지회를 탈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노위는 과거 코스트코가 부당노동행위를 인정받은 점도 고려해 "노조활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노사 갈등에 대한 사용자의 부정적 인식이 지회장 전보로 이어진 이상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추단된다"고 결론 내렸다. 코스트코는 행정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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