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만' 준비하는 법…유동원 랩이 세운 투자 사다리[선넘는 증권가]
적립식부터 코리아·아시아 랩까지
코스피 1만 이후엔 운용력이 갈라

올해 코스피 지수가 역사적 고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의 온도는 여전히 제각각이다. 변동성이 큰 장세일수록 짧은 주기로 사고팔거나 유행하는 종목을 따라 옮겨가는 투자 방식이 잦기 때문이다.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은 코스피 1만 시대에 들어선 뒤에는 지수가 상당 기간 박스권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수가 한 단계 레벨업한 이후에는 즉흥적 매매보다 일정한 운용 원칙에 따라 위험을 관리하는 전문적인 운용력이 더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유 본부장이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꺼낸 수단이 랩어카운트(Wrap Account)다. 그는 국내 시장에 짧게 사고파는 매매와 테마성 투자가 많았고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장기 복리와 포트폴리오 관리의 효과를 체감할 기회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봤다. 증권사가 종목과 상품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자가 자신의 계좌 안에서 자산배분과 위험 관리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 판의 핵심은 '투자 사다리'다. 유안타증권 랩어카운트 총 상품 잔고는 지난 5월 12일 기준 3조원을 넘어섰고, 최근 이 사다리를 받치는 축은 유안타 코리아 랩과 유동원 아시아 랩이다.

Q. 코스피 1만 시대에 들어선다면, 그 뒤에는 어떤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나.
코스피 1만 시대는 생각보다 빨리 올 겁니다. 다만 오랜 기간 같은 구간에 머물 수 있어요. 그때는 지금처럼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질지도 모릅니다. 트레이딩을 많이 해야 하거나, 헤징을 해야 하거나, 인버스를 활용해야 할 때도 있을 겁니다. 그때는 시장 상황에 맞춰 위험 노출을 조절하는 방식의 전문적인 운용력이 더욱 필요해지겠죠.
Q. 글로벌 자산배분형에서 출발해 홈런형·안타형, 적립식 랩, 코리아 랩과 아시아 랩으로 확장됐다. 단계별 구조로 설계한 이유는.
처음에는 글로벌 자산배분형 랩어카운트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고객 성향에 따라 더 적극적인 홈런형과 보수적인 안타형으로 나눴고, 젊은층과 소액 투자자를 위한 적립식 랩을 만들었습니다. 적립식 랩은 처음에는 200만원에 월20만원이면 시작할 수 있도록 했고, 지금은 300만원에 월30만원 구조입니다. 적립식으로 장기 운용을 경험한 뒤 코리아 랩이나 아시아 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Q. 변동성이 커질 때 실제 운용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비중을 조정할 계획인가.
변동성이 커질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그 원인이 일시적인 수급 요인인지, 펀더멘털 훼손인지입니다. 시장이 하락했다고 무조건 비중을 줄이거나, 반대로 무조건 저가매수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투자 아이디어가 훼손되면 비중을 줄이고, 단기 변동성은 크지만 중장기 투자 근거가 유지된다면 가격 조정을 활용합니다. 포트폴리오 전체의 손실 위험이 커질 때는 현금성 자산이나 방어적인 자산 비중을 높여 변동성을 낮춥니다.
Q. 최근 코리아 랩과 유동원 아시아 랩의 잔고 흐름이 눈에 띈다. 앞으로 각각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작년에는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시장의 펀더멘털이 좋아 보였고, 한국 반도체 산업의 수익성 개선 기대도 컸습니다. 그런 흐름을 보고 각각 선보인 겁니다. 단순히 한국에 투자하느냐, 아시아에 투자하느냐의 차이는 아니에요. 투자자가 원하는 수익 기회와 운용 방식이 다르죠. 유안타 코리아 랩은 AI 사이클 아래 반도체 등 한국 주도 기업에 집중 운용하는 상품입니다. 반면 유동원 아시아 랩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반의 성장 잠재력에 투자하려는 고객에게 맞습니다. 특정 국가나 지수에 고정되기보다 기회가 큰 지역과 업종으로 유연하게 이동합니다.
Q. 아시아 랩은 국가 간 이동형 자산배분을 강조한다. 단순 분산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아시아 시장을 하나로 묶어 보면 안 됩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 기회가 큰 국가와 업종으로 옮겨가는 방식이에요. 일본에 투자했다가 비중을 줄이고 대만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모든 국가를 계속 들여다봐야 하죠.
Q. 실명을 내건 '유동원 랩'은 결국 누가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핵심일 텐데, 그 구조는 어떻게 작동하나.
자산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책임입니다. 유동원이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오랜 기간 고객과 시장에 공유해 온 글로벌 자산배분 철학과 운용 원칙을 일관되게 보여드리기 위한 선택입니다. 제 이름을 단 상품의 큰 방향과 최종 판단은 제가 책임집니다. 직원들이 종목을 가져오면 포트폴리오에 실을지 여부도 제가 결정하죠. 실명을 건다는 것은 운용 철학과 판단을 더 투명하게 설명하고,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 있게 소통하겠다는 의미입니다.
Q. 다만 시장이 커질수록 한 사람의 판단에만 기대는 구조는 위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제 역할은 전체 시장을 보는 큰 방향, 자산배분의 우선순위, 주요 투자 테마와 리스크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점검하는 데 있습니다. 글로벌자산배분본부와 랩 운용팀의 의견을 종합하고, 정량 모델과 정성적 판단을 함께 활용합니다. 투자 아이디어는 회의를 통해 검토하고, 리스크와 고객 적합성도 함께 점검합니다.
Q. 결국 지금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 증권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국내 증시가 좋다고 해서 모든 투자자가 같은 수익을 얻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좋은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시장 변화에 맞춰 꾸준히 관리하는 경험입니다.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도 그런 투자 문화라고 봅니다. 과거에는 예금만으로도 자산이 쌓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죠. 우리는 투자자가 단기 수익을 좇는 데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자산을 키울 수 있도록 그 기준과 경로를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혜진 기자 hjmoon@newsway.co.kr
Copyright © 뉴스웨이.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이용 금지
- 2만원 요금제도 '무제한'···'통합요금제' 앞둔 통신3사의 셈법 - 뉴스웨이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주라면 꼭 알아야 할 '52년 전 이건희의 선택' - 뉴스웨이
- "과자만 팔아선 안 남는다"···식품사, 다시 '외식' 꽂힌 이유 - 뉴스웨이
- "비트코인 8만달러 붕괴"···트럼프·시진핑 회담 한마디에 시장 '흔들' - 뉴스웨이
- 미 상원 은행위, 클래리티 법안 과반 지지 확보...본회의 표결 청신호 - 뉴스웨이
- "곧 신형 나오는데"···그랜저 하이브리드, 오히려 더 잘 팔렸다 - 뉴스웨이
- 비트코인 강세장 재개되나···아서 헤이즈 "9만달러 넘으면 폭발한다" - 뉴스웨이
- SK텔레콤, 제주공항 '로밍센터' 문닫는다···도입 21년만 - 뉴스웨이
- 스테이블코인 최강자 노린다···써클(Circle) 주가, 올해만 66% 폭등 - 뉴스웨이
- '맞벌이는 유리해진다'···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대상·신청방법 총정리 - 뉴스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