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기술 낙관과 폭등의 이면, ‘1929’에서 읽는 시장 붕괴의 징후

이선목 기자 2026. 5. 18.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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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영과 낙관은 어떻게 파국으로 치달았는가

1929

앤드루 로스 소킨│조용빈 옮김│

웅진지식하우스│3만2000원│632쪽│

4월 20일 발행

/사진 셔터스톡

주가가 폭등하고, 새로운 기술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을 지배한다. 평범한 개인까지 빚을 내 투자에 뛰어드는 풍경은 낯설지 않다. 하지만 이 장면은 2026년이 아니라 1929년 대폭락 직전의 월스트리트다. 뉴욕타임스(NYT) 간판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1929’를 통해 이 낯익은 광기의 기원을 추적하며, 지금까지도 반복되는 시장의 열기를 날카롭게 되비춘다.

이 책은 100년 전 라디오라는 신기술이 불러온 낙관론과 투기 열풍이 어떻게 금융 시스템 붕괴로 이어졌는지를 집요하게 복원한다. 당시 투자자는 주가의 10%만 자본으로 마련하면 나머지를 빚으로 충당하는 극단적인 레버리지에 의존했고, 신용을 기반으로 ‘미래의 부’를 현재로 끌어오는 방식이 일상화됐다. 자동차 할부 판매로 촉발된 신용경제는 소비와 투자를 동시에 팽창시켰고, 시장은 실물경제와 괴리된 채 과열됐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믿음 아래 확산한 낙관은 경고 신호를 지워버렸고, 결국 작은 균열이 전체 시스템 붕괴로 이어지는 임계점을 만들었다. 이처럼 기술혁신이 불러온 기대가 어떻게 집단적 과신으로 전환되는지, 그 심리적 흐름 또한 촘촘히 짚어낸다.

책은 단순한 경제사 정리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내셔널 시티은행의 찰스 미첼, J.P. 모건의 토머스 러몬트, 투기꾼 제시 리버모어 등 시장을 움직인 인물의 선택과 욕망을 중심으로, 붕괴가 어떻게 내부에서부터 진행됐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뉴욕증권거래소 소장 리처드 휘트니의 횡령 같은 도덕적 붕괴, 대형 은행이 정계와 결탁해 규제를 회피한 정황 그리고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소극적 대응과 정치권의 판단 실패는 위기를 키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균열은 결국 1929년 10월 ‘검은 목요일’ 대규모 매도 사태로 폭발하며 시장을 순식간에 붕괴시켰다. 시장은 이미 내부적으로 균열이 진행된 상태였고, 위기는 외부 충격이 아니라 내부 모순의 누적으로 폭발했다.

대폭락 이후 이어진 대공황은 단순한 시장 붕괴를 넘어 산업과 고용 전반을 무너뜨리며 사회구조 전체를 뒤흔들었다. 이후 페코라 청문회를 통해 금융권의 부패가 드러났고,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하는 글라스-스티걸법과 증권거래위원회(SEC) 설립으로 이어지며 제도적 개혁이 이뤄졌다. 그러나 저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과거의 교훈이 오늘날에도 유효한지 그리고 현재의 시장 역시 같은 조건을 반복하고 있는지를 묻는다. 기술혁신에 대한 낙관, 특정 자산에 대한 쏠림 그리고 규제가 따라가지 못하는 속도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결국 핵심은 분명하다. 시장을 무너뜨리는 것은 수치가 아니라 인간의 심리와 신뢰의 붕괴라는 점이다. 신뢰는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이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과거 기록을 통해 현재를 해석하게 하며, 반복되는 위기의 징후를 읽어낼 시각을 제공한다. 특히 과도한 낙관과 레버리지 확대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기술 낙관과 투자 열기가 교차하는 지금, ‘1929’는 자산 흐름을 넘어 자본주의의 본질과 위기의 메커니즘을 다시 묻게 하는 책이다.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와 직관 사이 균형을 찾는 법

데이터로 질문하고 직관으로 결정하라

오데드 네처·크리스토퍼 프랭크·

폴 매뇨니│알렉스 정 옮김│

시크릿하우스│2만8000원│422쪽│

4월 14일 발행

데이터는 늘었지만, 결정은 더 어려워졌다. 책은 의사 결정의 문제를 ‘정보 부족’이 아닌 ‘과잉’에서 찾는다. 데이터와 직관을 결합하는 ‘정량적 직관’ 개념을 제시하고, 질문 설계부터 분석·종합·실행까지 이어지는 프레임워크를 통해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도 빠르고 타당하게 판단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데이터 시대 리더에게 필요한 판단 기준과 실행 방향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숏폼, 데이팅 앱, 초가공식품은 나의 뇌를 어떻게 점령했나

중독을 통제할 수있다는 착각

니클라스 브렌보르│김성훈 옮김│

위즈덤하우스│2만1000원│

364쪽│4월 22일 발행

우리는 왜 더 강한 자극을 원할까. 초가공식품, 숏폼 콘텐츠, 데이팅 앱 등 현대인의 일상 속 중독을 ‘초자극’ 개념으로 설명하며, 쾌락이 아니라 설계된 환경이 욕망을 증폭시키는 구조를 분석한다. 뇌과학과 진화생물학을 바탕으로 중독의 메커니즘을 해부하고, 의지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의 문제임을 드러낸다. 자극에 길든 뇌를 이해하고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방법을 모색한다.

3단계 올라운드 투자 전략

시장을 꿰뚫는 주식 투자의 기술

이주영│한국경제신문│

2만3000원│424쪽│

4월 22일 발행

주식 투자는 운이 아니라 기준의 문제다. 책은 시장 환경, 기업 가치, 자금 흐름을 결합해 ‘승률 높은 구간’을 선점하는 투자 전략을 설명한다. 가치와 차트를 통합한 시나리오 투자법으로 변동성 장세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기준과 매수·매도 타이밍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구독자 26만 명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저자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투자 매뉴얼이다.

우리가 서로를 적이라 믿게 만드는 마음의 함정

나와 당신은 왜 분노하는가

커트 그레이│제효영 옮김│

김영사│2만4500원│556쪽│

4월 25일 발행

우리는 왜 이렇게 쉽게 분노할까. 분노의 근원을 ‘정의’가 아닌 ‘위험 인식’에서 찾으며, 같은 현실을 보고도 서로 다른 결론에 도달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진화심리학과 뇌과학을 바탕으로 ‘무해한 잘못’이라는 통념과 팩트 중심 설득의 한계를 짚고, 분열의 구조를 해부한다. 데이터보다 이해와 맥락이 갈등을 풀 열쇠임을 짚고, 분노의 시대를 읽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모든 장르에 활용 가능한 AI 콘텐츠 전략

스토리 엔지니어링

김우정│생능북스│

1만6800원│208쪽│

5월 8일 발행

AI는 이제 글을 대신 쓰는 도구를 넘어 창작의 구조를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가 되고 있다. 저자는 ‘이야기 사슬’과 휴리스틱 프롬프팅을 통해 아이디어를 단계적으로 연결· 확장하고 완성된 서사로 발전시키는 방법을 설명한다. 영화, 웹툰, 숏폼 드라마 등 장르별 실전 전략과 자동화 워크플로를 담아,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AI 시대 창작자의 역할과 생존 방식을 보여준다.

창립자의 열정: 1776년부터 트럼프 시대까지(Founder’s Fire: From 1776 to the Age of Trump)

아서 허먼│센터스트리트│

32달러│352쪽│

4월 21일 발행

미국은 어떻게 위기를 돌파해 왔나. 건국부터 도널드 트럼프 시대까지 역사를 이끈 동력으로 ‘창업가형 리더’를 제시한다. 조지 워싱턴부터 일론 머스크까지, 기존 질서를 깨고 변화를 만든 인물을 통해 혁신의 패턴을 추적한다. 제도에 안착한 ‘관리자’와 이를 뒤흔드는 ‘창업가’의 긴장 속에서 역사가 전진해 온 데 주목하며, 미국의 과거와 현재를 새롭게 볼 시각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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