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 삼전·SK하닉…증권가 “상승장 전망은 유효”

코스피가 8000선을 돌파한 뒤 하루 만에 급락하며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금리 상승 부담과 지정학적 긴장이 겹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동반 하락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조정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실적 모멘텀과 인공지능(AI) 투자 기대를 감안하면 상승 추세 자체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향후 시장의 관심은 반도체 중심의 쏠림이 완화되며 순환매가 확산될지, 아니면 AI 중심 주도주 장세가 이어질지에 쏠리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코스피 지수는 직전 주보다 0.06% 밀린 7493.1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8000포인트 돌파에 성공했던 코스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관련 강경 발언과 미국 금리 상승 부담이 겹치며 하루 동안 6%포인트(p) 급락했다.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7.6% 밀린 27만3500원, SK하이닉스는 6.19% 후퇴한 184만8000원을 기록했다. SK스퀘어 또한 6.40% 하락한 109만6000원에 거래됐다.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시중 금리가 상승하고 있던 중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가 주 중의 상승분을 반납하게 했다. 여기에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 하락,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강행 등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더불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단기 횡보 또는 조정을 거친 뒤 다시 상승 추세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관계 개선에 따른 한국의 대중국 반사이익 축소 우려, 미국 물가 지표 강세에 따른 할인율 상승 가능성, 환율 및 연준 정책 불확실성 등이 조정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구간에서는 반도체 중심의 쏠림 현상이 일부 완화되며 종목 장세나 순환매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6월 중순 이후에는 실적 모멘텀 재강화와 하이엔드 IT 경쟁력 재부각,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대 등이 맞물리며 상승 추세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지수 상승에도 상승 종목 대비 하락 종목 수가 많은 쏠림 현상은 오히려 심화되는 모습이다. 시장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되기보다 AI·반도체 등 일부 주도 업종으로 수급이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단기적으로 반도체 대형주의 조정이 주도주 교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가 지속되고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과 삼성전자의 업황 회복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이유에서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순환매가 나타나더라도 시장의 중심축은 당분간 반도체·AI 업종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기량 삼성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당분간 증시는 부담스러운 매크로 환경과 강력한 이익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 사이에서 중심잡기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순환매 흐름 역시 시장 전체 보다는 범AI 수혜주 안에서 제한적 순환매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정부 정책 자금이 중소형주 수급 개선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는 22일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하는 국민성장펀드는 6000억원 규모로, 모집 한도가 있고 일부 자금은 대출 형태로 집행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반도체, 바이오, 2차전지 등 전략산업 육성이 목적인 국민성장펀드는 정부의 손실 우선부담과 세제 혜택으로 투자자의 관심이 높을 것”이라며 “6000억원이 대형주에는 작지만, 특정 테마나 중소형주 기준으로는 작지 않은 규모”라고 짚었다.
이어 “150조원 프로젝트의 시작 단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후속 투자 기대 확대와 함께 관련 중소형주 수급도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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