볍씨 탓? 날씨 탓?…정부보급종 ‘알찬미’ 발아 늦고 생육 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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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강원 정선군 북평면의 한 논.
그러면서 "정부가 일부 벼 품종에서 발아 지연 가능성이 있다고 안내한 상황이다보니 다른 농가들도 추가 비용을 들여 일찌감치 영양제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립종자원에 따르면 '알찬미'와 '해들'은 종자원이 안내한 발아 지연 가능 품종 9개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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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보급종 ‘알찬미’ 육묘 지연
예년보다 모 키 작고 들쭉날쭉
파종기 저온·큰 일교차도 문제
“정부, 원인 규명·농가지도 필요”


13일 오후 강원 정선군 북평면의 한 논. 맑은 물을 머금은 논바닥 위로 이앙기가 지나가자 연둣빛 모가 일정한 간격으로 심겼다. 이앙기에 올라탄 이는 농민 도혁석씨(51·한국쌀전업농정선군연합회장)다. 모를 낸 곳은 도씨 지인이 부치는 논이다. 인근에서 4만9586㎡(1만5000평) 규모로 벼농사를 짓는 도씨는 정작 자신의 논에는 아직 모를 심지 못했다.
도씨는 “평년 같으면 모내기가 한창일 때지만 올해는 육묘가 늦어져 1주일가량 작업이 밀렸다”며 “올봄엔 유별나게 모 키가 작아 조금 더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도씨와 함께 찾은 자체 육묘장. 4월14일 파종한 모는 한달이 지났는데도 키가 5㎝ 안팎에 머물렀다. 도씨에 따르면 이맘때 모는 보통 10∼15㎝여야 정상이다. 모판엔 한눈에 봐도 키가 제각각인 모들이 빼곡했고 일부는 잎색이 누르스름했다.
도씨는 올해 정부 보급종인 ‘알찬미’와 ‘해들’을 1t씩 공급받아 자체 육묘했다. 그는 “원래는 볍씨를 2∼3일 불리지만 올해는 4∼5일 침종했는데도 ‘알찬미’ 발아가 유독 잘 안됐다”고 말했다. 발아가 늦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육묘 기간이 평년보다 길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육묘장 한편엔 4종복합비료와 미량요소복합비료 등 액상 영양제 용기들이 놓여 있었다. 도씨는 “생육 지연을 막기 위해 영양제·살균제를 반복해 살포 중”이라면서 “평년엔 영양제를 뿌릴 때 50만원 정도면 됐는데 올해는 200만원 가까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일부 벼 품종에서 발아 지연 가능성이 있다고 안내한 상황이다보니 다른 농가들도 추가 비용을 들여 일찌감치 영양제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립종자원에 따르면 ‘알찬미’와 ‘해들’은 종자원이 안내한 발아 지연 가능 품종 9개에 포함됐다. 종자원 관계자는 “지난해 벼 등숙기에 고온다습한 기상 영향으로 일부 품종에서 발아 속도가 예년보다 1∼2일 늦어지는 현상을 확인했고, 종자원은 올 2월부터 농가에 30℃의 온도에서 침종 기간을 연장하고 싹틔우기를 충분히 한 후 파종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종자원은 자가채종 종자 발아시험도 확대했다. 지난해 발아시험은 289건이었지만 올해는 2103건에 달했다. 이 중 206건은 발아 지연·불량으로 확인돼 종자원은 종자 교체와 대체 사용 등을 지도했다.
4월 급격한 기온 변화에서 원인을 찾는 목소리도 있었다. 정선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4월 파종기 이후 이어진 저온과 큰 일교차가 생육 지연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선지역은 4월 최저기온이 3∼4℃까지 떨어졌고 밤낮 기온차도 크게 벌어졌다는 것이다.
일부 남부지역에서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실었다. 김철규 전남 해남 문내농협 조합장(농협벼전남협의회장)은 “올봄엔 일교차가 커 예년보다 모가 덜 자라는 현상이 있다”며 “볍씨 발아 자체는 비슷하지만 성장 속도가 느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도씨는 “올해는 모판에 부직포까지 덮으며 관리했는데도 모가 예년처럼 크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날씨 때문인지 볍씨 때문인지 농가들은 정확히 알기 어려운 만큼 정부·지방정부에서 원인을 확인해주고 상황에 맞는 관리 방법을 농가에 지도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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