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트럼프 ‘현상유지’ 강조 뒤 “대만은 중국 일부 아냐”
“작은 섬” 비하에 “불예속” 응수… 흔들리는 미·대만 밀월
‘현상 유지’ 원하는 워싱턴, ‘독자 노선’ 굳히는 대만의 동상이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해협의 ‘현상 유지’를 내걸며 대만 독립에 거리를 두는 행보를 보이자,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대만은 중국의 일부가 아니다”라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묘하게 기류가 변하는 워싱턴을 향해 타이베이가 강력한 ‘주권 독자 노선’을 재확인하면서 양안 관계를 둘러싼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는 양상이다.
연합보 등 대만 현지 언론은 17일 라이 총통이 민진당 창당 40주년 기념행사에서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고 보도했다. 그는 “중화민국(대만)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뒤 대만 문제에 신중론을 펼치자, 대외적으로 ‘불예속 원칙’을 재차 천명하며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이 총통은 특히 “대만은 이미 주권 독립 국가이며, 대만의 미래는 2300만 대만인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주권이 없으면 민주주의도 없다”며 “대만인들이 단결해 주권과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호가 중화민국이든, 대만이든 본질은 타이완·펑후·진먼·마쭈에 거주하는 국민의 생존권과 민주주의 수호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 같은 라이 총통의 발언은 앞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 발언’을 정조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에 대한 추가 무기 판매 승인 여부에 대해 “아직 승인하지 않았으며,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더욱이 그는 대만을 ‘매우 작은 섬’이라 지칭하며 “미국이 밀어주니 독립하자는 식의 상황은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대만 독립 세력의 급진적 움직임이 미국의 전략적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을 경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대만 정책은 변한 게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대만 내부에서는 ‘안보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라이 총통의 이번 선언은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에 기반해 대만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고도의 포석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현상 유지’가 자칫 대만의 입지를 좁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셈이다.
워싱턴발 기류 변화와 타이베이의 강경 대응이 충돌하면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대만의 삼각 방정식은 한층 복잡한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주권 수호를 외치는 민진당 정부와 실리와 안정을 우선하는 트럼프 행정부 사이의 ‘냉기’가 향후 무기 판매와 외교적 공조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권순욱 기자 kwonsw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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