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는 없다… 60주년 민음사의 ‘정중동’
내달 세계문학전집 500권 출간 앞둬
“출판사는 책으로 말해야 한다 생각”
유튜브-북클럽 등 독자 소통에 힘써

민음사는 1966년 5월 19일 고 박맹호 회장(1933∼2017)이 서울 종로구 청진동의 작은 옥탑방에 차린 한 칸짜리 사무실에서 시작했다. 1974년부터 ‘오늘의 시인 총서’를 통해 김수영 황동규 등 당대 젊은 시인들의 작품을 소개했고, 1977년 제정한 ‘오늘의 작가상’은 이문열 한수산 최승호 등 현대 한국 문단의 주요 작가들을 발굴했다. 현재는 사이언스북스, 비룡소, 황금가지 등 9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민음사는 한국 출판계의 여러 변화를 선도적으로 시도한 출판사 중 한 곳으로 꼽힌다. 1970년대 ‘세계시인선’ 시리즈에서 당시 일반적이던 세로쓰기 대신 가로쓰기를 도입했다. 해외 문학 출판에서도 해적판과 무단 번역이 많던 시절, 정식 판권 계약을 거쳐 작품을 소개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특히 1998년 시작된 ‘세계문학전집’은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도스토옙스키와 카프카, 헤르만 헤세 등 유명한 고전을 통일된 디자인으로 선보이면서 꾸준히 지지층을 확보해 왔다. 다음 달 출간되는 500번째 책은 한국 작가의 작품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최근 민음사는 유튜브 채널 ‘민음사TV’ 등을 통해 젊은 독자들과의 접점을 넓혀 오기도 했다. 편집자들이 직접 등장해 “고전 속 최악의 애인” “고전 속 최고의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 등의 주제를 바탕으로 세계고전문학을 소개하며 인기를 모았다. 현재 구독자는 약 47만 명에 이른다.
60주년을 맞았지만 민음사의 분위기는 의외로 조용하고 차분하다. 별도의 기념 행사도 계획하지 않고 있다. 민음사 측은 “출판사는 책으로 말해야 한다. 특별한 행사 없이 60주년을 조용히 지나가자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민음사는 북클럽이나 유튜브 등 독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활동은 꾸준히 해 왔지만, 원래도 출판사 자체를 과하게 전면에 내세우는 스타일이 아니었다”며 “60주년을 조용히 지나가는 것 역시 지금 하고 있는 출판과 기획 자체에 집중하는 기조의 연장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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