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live] '잔나비 효과'에 과감한 투자까지...'K리그 경기 후 콘서트' 전북 파격 시도 대성공, 3만명 모은 비결

[포포투=김아인(전주)]
국내 최초 'K리그 경기 후 콘서트'라는 전북의 콘텐츠는 의미 있는 성과와 가능성을 보여줬다.
전북 현대는 17일 오후 4시 4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15라운드에서 김천 상무를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전북은 3경기 만에 승리를 거머쥐며 선두 서울과 승점 6점 차로 격차를 좁혔고, 김천은 4경기 무승으로 월드컵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전북은 김천전에서 ‘The 3rd Half’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경기 종료 후 45분간 미니 콘서트를 개최하는 형태로, 국내 프로 축구 구단 최초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이라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지난해 전북 홈에서 하프타임 공연을 펼친 적이 있던 잔나비를 다시 초청했고, 단순 축하공연이 아닌 완벽한 콘서트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기울였다.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으면서 티켓 판매 시작 후 구단 역사상 역대 두 번째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 중 축구 경기를 예매한 적 없는 회원은 약 7,000명으로 파악됐다. 1명당 평균 2.7매를 예매해 거의 만 명 가까이 되는 관중들이 사실상 잔나비의 공연을 보기 위해 티켓을 구매했다고 볼 수 있었다. 암표상 또는 부정거래 등 실제 현황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순 있지만 어쨌든 만 명의 신규 인원 상대로도 축구 경기 티켓 구매 유도가 가능함을 보여준 사례였다.

'잔나비 효과'는 어마어마했다. 이날 공식 관중 수는 전주성 전체 좌석 32,000석에 달하는 31,417명으로 사실상 매진이었다. 구단 최초 전석 매진을 기록한 지난해 5월(전주월드컵경기장 좌석 증설 전)도 잔나비가 '현대가 더비'에서 하프타임 공연을 한 날이었다. 이날 공식 관중 집계가 전반전 종료를 기준으로 하면서 실제 입장 인원은 이보다 높을 가능성도 있다. 잔나비는 두 번의 초청 공연만으로도 전북 관중 매진을 두 차례 모두 이끈 주역이 됐다.
전북은 '진짜' 콘서트답게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잔나비는 지난해 전북을 한 차례 방문했기 때문에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시설과 음향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좀 더 세밀한 요구가 가능했다. 전북은 경기장 내 스피커에만 3,500만 원 가까이 들이는 등 잔나비의 요청에 응답하고, 실제 콘서트 분위기를 최대한 내고자 했다. 경기장 특성을 잘 아는 아티스트의 방문과 과감한 투자가 시너지를 낸 순간이었다.
전북 관계자들이 치열하게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흔적은 특히 '오프닝' 장면에서 돋보였다. 이날 잔나비는 공연이 시작되자, 노란색 '포니 원' 자동차를 타고 등장했다. 오프닝에서 전북 모기업 현대자동차를 타고 들어오자는 아이디어에 최초의 국산차 '포니 원' 모델로 결정하는 등 구단 직원들의 센스가 빛을 발했다. 이날 전북 관계자들은 평소보다 더 늦은 시간까지 현장을 지킨 뒤 퇴근했다.

잔나비 역시 공연에 진심을 다했다. 90분간 자리를 지키며 경기를 즐겼고, 화려한 본 공연에서도 많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별히 비용 없이 전북 초청을 받아들였다는 와전된 보도와 달리, 실제로는 일반적으로 잔나비가 받는 기본 행사비보다 약간 저렴한 금액으로 협의했다고 한다. 잔나비 측의 몇 가지 요청사항을 받아들이는 조건이 있었고, 구단 내부 관계자와의 접점이 있었기에 이런 방식의 조율이 가능했다.
결과적으로 전북의 시도는 대성공이었다. 이 경기 전 올 시즌 전북 홈 경기 평균 관중은 15,134명이었고, 지난 시즌까지 합하면 18,176명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흥행 요소가 적은 김천전임에도, 월드컵 휴식기 직전 마지막 경기임에도, 전북은 평균 관중의 두 배 가까이 뛰어넘는 만원 관중을 불러모으면서 K리그 마케팅 역사에 남을 만한 모범적인 사례를 또 한 번 보여줬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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