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호황에… 1세대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 부활
2000년대 서울 명동 등 전통적인 상권에 로드숍(길거리 점포) 매장을 내며 중저가 화장품 시대를 열었던 ‘1세대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들이 화려하게 컴백했다. 품질 좋은 화장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며 로드숍 열풍을 주도했던 화장품 업계의 ‘형님’들이다. 사드 사태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고, 화장품 시장이 다양한 브랜드를 파는 편집 매장과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2010년대 중반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하는 등 고사 위기를 겪었지만 체질 개선과 수익성 극대화 전략 등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20년 가까이 쌓아온 화장품 제조 기술과 브랜드 신뢰도 등에 다이소·올리브영 등 신규 유통 채널 입점을 늘리고,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면서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

◇해외 중심 사업 재편
1세대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들은 K뷰티 호황에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올 1분기 매출 614억원, 영업이익 9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92% 늘었다. 2022년 흑자 전환 이후 작년까지 연간 영업이익률이 4~7%대였는데, 올 1분기 15%로 수직 상승했다.
해외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빠르게 전환한 전략이 주효했다. 미샤는 주요 제품인 BB크림 색상을 10종 가까이 운영하며 피부 톤이 다양한 북미 현지 소비자 니즈를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 작년 7월 미국 여성 래퍼 카디비가 개인 틱톡 계정에 소개한 미샤 BB크림 제품 영상이 조회 수 2000만회를 돌파한 것을 계기로 틱톡 등 온라인 공간에서 인지도가 크게 올랐다. 틱톡샵과 아마존 등 온라인 매출이 성장한 덕분에 미샤는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가 작년 북미 주요 이커머스 채널을 대상으로 조사한 ‘K-뷰티 BB/CC 크림’ 카테고리에서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올 1분기 매출에서 국내가 31%, 해외가 69%를 차지했다. 작년 동기만 해도 52%였던 해외 비율이 불과 1년 만에 17%포인트 올랐다. 특히 이 기간 매출 비율에서 미국이 8%에서 24%, 유럽이 15%에서 19%로 오른 것이 주효했다. 작년 12월 돈 안 되는 국내 오프라인 직영 매장과 면세점 채널을 과감히 정리하는 대신, 해외 시장에 집중한 덕분이다.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콘셉트로 인기를 얻었던 스킨푸드 역시 작년 매출(809억원)이 전년 대비 4% 늘며 5년 연속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2009년 진출한 일본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돈키호테, 로프트 등 현지 주요 유통 채널 상당수에 입점해 있다. 현재 국내(1400여 개)보다 해외(4600여 개)에 더 많은 매장을 두고 있는데, 일본(2500여 개)의 규모가 압도적이다. 작년 조선미녀·티르티르 등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화장품 브랜드, 북미 화장품 유통사 한성USA를 보유한 구다이글로벌이 인수하면서 해외 진출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구다이글로벌 관계자는 “브랜드 리뉴얼이 마무리되는 대로 신제품 라인업과 글로벌 전략을 함께 가동할 것”이라고 했다.
토니모리는 작년 매출(2203억원)이 전년 대비 25%, 영업이익(144억원)은 19% 늘었다. 2023년 7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2016년 기록한 역대 최대 매출(2331억원)을 거의 따라잡았다.

◇1020 겨냥 중저가 화장품 확대
국내에서는 로드숍 출점 대신 플랫폼 진출로 전략을 수정했다. 직접 로드숍 매장을 운영하는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다이소·올리브영처럼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유통 채널에 입점해 소비자 접점을 늘린 것이다.
토니모리가 2024년 다이소 전용 제품으로 내놓은 서브 브랜드 ‘본셉’의 제품은 지난 1월 누적 판매 1000만개를 돌파했다. 5000원 이하의 가격에 레티놀 라인, 비타씨 라인 등 5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토니모리의 본셉은 다이소 전용 제품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쿠팡·에이블리 등 이커머스 채널로도 확장해 판매 중이다. 본셉 제품은 지난달 처음 해외 진출에도 성공했다. 일본 대형 드럭스토어 ‘웰시아(Welcia)’ 매장 1700여 곳에 입점한 것이다. 에이블씨엔씨 역시 다이소 전용 제품으로 ‘어퓨’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국내외에서 K뷰티의 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그 온기가 1세대 브랜드를 비롯한 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올 1분기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19% 증가한 31억달러로, 역대 분기 최대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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