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안 보이는 중고차 수리 흔적, 로봇 팔 4대가 106초 만에 잡아낸다
열화상 장비로 도색 이력 등 탐지
지난 14일 인천 서구의 중고차 상품화 센터 ‘헤이딜러 테크베이’. 16㎡(약 4.8평) 규모 원형 검사소 내 회전판 위로 검정 기아 스포티지 한 대가 들어섰다. 사람 키만 한 로봇 팔 4대가 차체 곳곳에 강한 조명을 들이대며 움직였다. 검사 시간은 단 105.8초. 육안으로는 스크래치나 도색 흔적이 보이지 않았지만, 모니터에는 앞·뒤 도어와 펜더 곳곳에 덧칠과 샌딩 자국, 찌그러진 철판을 펴내고 요철을 메운 흔적이 드러났다. 중고차 플랫폼 헤이딜러가 처음 공개한 AI 기반 중고차 외장 진단 시스템 ‘헤이딜러 아이(eye)’의 검사 현장이다.
헤이딜러는 “실제 차량 외관을 특수 열화상 장비와 AI로 검사하는 방식이 국내 중고차 플랫폼에서 상용화된 건 처음”이라고 했다. 헤이딜러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모든 거래 차량에 이 기술을 적용해 앱으로 수리 이력을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헤이딜러는 중고차 비대면 온라인 매매 플랫폼이다. 앱 속 정보만으로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차량 상태 정보의 정확성에 플랫폼의 성패가 걸려 있다. 그 핵심이 도색 이력 파악이다. 사고 후 수리한 차량은 새로 도색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중고차 시세를 결정하는 결정적인 감가 요인이다. 기존에는 사람이 도막 측정기로 표면 두께를 일일이 쟀다. 30~40분이 걸렸지만 탐침(探針)을 차체에 콩콩 찍어 한 점씩 재는 식이라 정확도가 떨어졌다. 차량 전체를 다시 칠한 경우는 결함을 놓치기 쉬웠다.
헤이딜러는 이 문제를 면(面) 단위로 스캔하는 열화상 방식으로 해결했다. 강한 할로겐 조명으로 열을 가한 뒤, 표면이 식는 속도를 센서가 감지한다. 처음 도장한 면과 사고 수리 후 다시 도장한 면은 식는 속도가 다르다. 진단을 마치면 도색 여부를 보여주는 지도와, 도장 아래 숨은 판금이나 메운 흔적을 나타내는 지도가 각각 출력된다. 하루 최대 160대 승용차를 진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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